[인사이트] OPEC+ 대규모 감산에…"예상보다 낮은 실질적 효과"
[인사이트] OPEC+ 대규모 감산에…"예상보다 낮은 실질적 효과"
  • 이형진 선임기자
  • 승인 2022.10.06 17:27
  • 최종수정 2022.10.0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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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대규모 감산에 꼬여가는 미국-사우디 관계"
사진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한 가운데 감산 효과는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OPEC+는 현지시간 5일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OPEC+의 감산 공조기한은 올해말에서 내년말까지로 연장됐으며,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를 위한 월례회의는 2개월마다 개최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 OPEC+ 감산 조치 효과는 예상보다 낮아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9월 산유량이 같은 달 생산한도 조차 348만 배럴 가량 미달하는 상황에서 감산 효과에 대한 확대해석을 지양했다"며 "러시아만 하더라도 9월 산유량은 9월 생산한도 대비 130만 배럴 미달해 11~12월 생산한도를 적용하더라도 75만 배럴 미달할 정도로 서면상 감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그 동안 증산에 성공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8개국은 감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최대 105만 배럴 수준"이라며 "당초 기대됐던 걸프3국(사우디, UAE, 쿠웨이트)의 별도 감산 조치가 부재한 점을 감안하면 감산의 실질적 효과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 조치가 가격에 반영 중이었던 수요둔화 우려를 일부 상쇄시켜준 것은 사실이지만 상반기 수준의 반전을 만들어내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아이클릭아트

◇ 미국의 안보 재보장 약속에 대한 정치적 결정

사우디와 UAE 에너지장관은 이번 결정이 정치적이 아닌 기술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두바이유-걸프3국 재정균형유가 스프레드가 여전히 플러스인 점 감안하면 경제적·기술적 결정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최 연구원의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오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안보 재보장 약속(방어용 군사무기 판매 허용)에도 최종 승인권자인 미국 의회 즉, 민주당의 침묵을 지적한 것"이라며 "정치적 결정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사우디 간의 관계가 꼬여갈수록 대안도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측은 OPEC+의 이번 결정으로 그들이 러시아와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난하며 전략비축유(SPR) 추가 방출 이외도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은 이란 핵협상 재개 가능성과 함께 미 에너지기업들의 생산확대 유도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단기간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걸프3국의 증산 부재에 상응하는 조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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