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담배회사가 웬 친환경 경영"...KT&G, ESG경영 가능한가
[지속가능] "담배회사가 웬 친환경 경영"...KT&G, ESG경영 가능한가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21.09.10 16:41
  • 최종수정 2021.09.1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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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기업 레퍼런스체크 연구소 '평판체크'와 공동으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목표 달성 현황과 향후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KT&G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며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친환경 경영에 힘을 주었다.

10일 '2020 KT&G REPORT'에 따르면 KT&G는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이슈와 리스크에 대하여 경영진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환경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기후변화 리스크를 보다 효과적으로 줄여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담배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재의 사업 구조 속에서 친환경 경영을 포함한 ESG 경영을 외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KT&G CI
KT&G CI

◇ 건강·환경에 유해한 담배사업

담배는 백해무익하다고 할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우선 흡연자, 즉 KT&G의 고객들의 건강 문제가 가장 직접적이다. 

담배 포장지에는 흡연 시 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조기 사망, 후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구나 경고 그림이 표기되어 있다. 

보건복지부는 모든 담배 포장지에 경고 문구를 의무화함으로써 국민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담배 매출이 대부분인 KT&G로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 면에서도 부정적이다. 연초형 담배는 태우는 연소 과정에서는 불완전연소가 일어나면서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해 산화물이 배출된다. 

작은 담배에서의 불완전연소라 할지라도 공기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공기뿐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기도 한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국내 생산 담배 90% 이상이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필터다. 

환경부는 국내 담배 전체 생산량의 7%에 해당하는 1200만개 정도가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문제는 담배꽁초가 땅에 버려지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 글로벌 담배회사 연초형 담배 판매 축소…KT&G는 아직

글로벌 담배 회사들이 잇따라 연초형 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ESG 경영의 일환이다. 

필립모리스가 향후 10년 안에 연초형 담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한 데 이어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연초형 담배판매 비중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G는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제품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여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계 건강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보고서에 밝혔다. 

특히 지난해 담배 및 포장 재료품 구매현황을 반영하여 KT&G만의 녹색구매 대상과 범위, 절차 등을 포함한 기준을 마련했다. 친환경 녹색 제품을 구매해 담배를 생산한다는 아이러니한 설명이다. 

또 친환경성, 유해성 등을 고려하여 재자원화가 가능한 재료품을 사용하고, 전 과정 관점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0 KT&G REPORT'
'2020 KT&G REPORT'

더불어 담배 업종 특성에 따라 잎담배 경작 지속으로 인한 경작지 및 주변 지역 생태계 파괴 리스크와 담배꽁초 무단 투기로 인한 해양 폐기물 유입 증가 및 생태계 파괴 위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NGP)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NGP 폐디바이스 재활용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 사회에서 사용 규제를 촉구하고 있는 분쟁 광물에 대해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KT&G는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자 제품의 개발, 생산, 포장, 폐기 단계 등에서 친환경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글로벌 담배 회사들이 '더 좋은 내일을 위한 선택'을 내세워 연초형 담배 판매 축소와 담배 패러다임 전환을 내세우고 있다"며 "ESG 경영을 위해서는 KT&G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준의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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