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신생률·소멸률'↓…大→中企 성장사다리 사라져
국내기업 '신생률·소멸률'↓…大→中企 성장사다리 사라져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8.02 08:19
  • 최종수정 2021.08.02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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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SGI 보고서…"韓 산업 역동성 저하"
"창업활성화·사업재편·혁신역량 등 강화해야"
통계청 발표.(자료=한경연)
통계청 발표.(자료=한경연)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우리나라의 경제 잠재성장률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국내 산업의 역동성 저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일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기반 구축' 보고서에서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산업 역동성 강화가 필수적이다"며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혁신기업의 탄생과 성장 등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GI는 국내 산업 역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동하는 기업 중 새로 생겨난 기업의 비율을 뜻하는 ‘신생률’과 사라진 기업을 의미하는 '소멸률'을 꼽았다. 신생률과 소멸률로 본 우리나라 산업은 과거보다 역동성이 저하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 산업의 신생률은 2007년 17.9%에서 2019년 15.3%로 줄어들었고 소멸률도 2007년 13.0%에서 2018년 11.1%로 낮아졌다. 활동하는 기업 중 3년간 매출액 증가율이 20%를 넘어선 고성장기업 비율은 2009년 13.1%에서 2019년 8.6%까지 낮아졌다. 창업 후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GI는 산업별 분석을 통해 최근 10년간 제조업에서 신생률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고위기술 부문(전자·컴퓨터·통신, 전기장비, 의료·정밀기기 등)의 역동성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고위기술 제조업의 신생률은 2011년 11.9%에서 2019년 7.7%까지 줄어들었다. 

서비스업에서도 고부가 업종(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의 신생률이 2011년 20.7%에서 2019년 17.1%로 낮아졌다. 이어 SGI는 "최근 서비스업의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업 등 영세 업종에서 주도하고 있다”고 하면서 “기업규모면서도 2011~2019년 동안 종사자수 10인 미만 기업의 신생률은 유지되고 있으나 10인 이상 기업의 신생률은 2011년 6.6%에서 2019년 5.3%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SGI는 국내 산업 역동성 저하의 주요 영향으로 성장잠재력 약화,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 사회갈등 심화를 꼽았다.

먼저 성장잠재력 약화다. SGI는 “생산성이 높은 신생 기업의 출현이 줄어들 경우 기업 간 기술 경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경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경연)
(자료=한경연)

보고서는 생산성이 낮아 도태돼야 할 기업의 퇴출이 지연될 경우 비효율적 자원배분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제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7.4%에서 2018년 9.5%로 늘어나는 추세로, 한계기업의 생산성은 정상기업의 48% 수준이다.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업의 고용 창출은 창업 초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이나 시장에 진입하는 신생 기업이 계속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8년 제조업(종사자수 10인 이상) 고용증가율인 1.4% 중 약 86%를 창업한 지 8년 이하 기업에서 기여했다. 

갈수록 심화하는 사회갈등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창업을 통해 신규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기존 기업의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은 신규일자리 진입이 어려워 장기간 실업 상태로 머물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기 어려운 기성세대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려 노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청구 SGI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경제·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 산업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창업활성화,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혁신역량 강화 등 3가지를 주문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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