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우리사주 '사외이사 주주추천제' 재추진… 의결권 자문사 대표·교수 추천
KB금융 우리사주 '사외이사 주주추천제' 재추진… 의결권 자문사 대표·교수 추천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9.10 14:55
  • 최종수정 2020.09.1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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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인포스탁데일리DB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재추진한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후보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석·평가 및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내세웠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소수주주권을 통해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책임 이행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KB금융의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제도’는 주주의 권리를 보유기간이나 지분율 및 주주권 공동행사 의사와 무관하게 무차별화함으로써 사외이사를 비롯한 이사회 구성에서 주주대표성을 희석시키고 경영상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주주들의 역할을 배제하는 장치로 오남용 되고 있다”며 “법으로 보장된 소수주주권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를 취사선택하는 부작용이 확인돼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에서 신설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가 취지와 달리 자체적으로 완화한 기준으로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운영하며 후보 검증 절차를 구축하고 있다는 부연이다.

KB금융은 과거 경영진 간 갈등으로 촉발된 이른바 'KB사태' 이후 2015년부터 주주제안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운영하고 있다. 의결권 주식을 단 1주라도 보유한 주주라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주주 1인당 1명의 후보를 연 1회 추천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노동조합협의회와 함께 지난 2017년부터 3차례 사외이사를 추천했으나 모두 부결돼 아직까지 이들의 주주제안 후보 중 선임된 사례는 없다.

지난해에는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자진철회했다. 당시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KB손해보험 법률자문 및 소송을 맡은 바 있어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 KB금융 우리사주조합에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환경교육 협동과정, 글로벌환경경영 연합 전공, 과학철학 협동과정 등을 맡고 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환경사회학회,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등에서 최고의사결정자를 비롯한 주요 요직을 거쳐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환경부, 서울시, 충청남도 산하 각종 위원회 및 국내외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사외이사 후보 류영재 대표는 사회책임투자·ESG·주주권행사 컨설팅 전문기업인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에서 최고지도자 및 주요 요직을 맡아왔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지식경제부, 한국투자공사, 공무원연금공단, 수출입은행 산하 각종 위원회 및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한국위원회와 대학·대학원에서 지속가능경영 및 동반성장을 위한 자문·강연 활동도 해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운 윤 교수와 류 대표에 대해 각각 “국내 최고수준의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 국내 최고수준의 사회책임투자·ESG·지속가능경영 컨설팅 전문가”라며 “두 사외이사 후보들은 KB금융지주 이사회가 ESG위원회를 실질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경영 2명 △재무 1명 △회계 1명 △법률·규제 1명 △리스크관리 1명 △소비자보호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ESG 전문가가 없다는 게 조합의 지적이다.

조합은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은 KB금융지주뿐 아니라 나아가 대한민국 금융 산업이 투명한 지배구조, 공정한 조직운영, 사회적 책임 이행, 경제 민주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 연기금, 시민사회 등의 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KB금융 우리사주조합원들은 11월 주주총회 전 다음달까지 1인당 1000만원씩 대출해 조합 지분 2%를 목표로 KB금융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다. 8월 말 현재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1.29%에 불과하다. 8%에 달하는 타 금융사 조합 지분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과거 KB금융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세 차례 시도했던 KB금융 노조위원장 출신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임명돼 조합의 이번 사외이사 주주추천제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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