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 부회장 “후진에 기회줘야... 지난해 신동빈 회장에 사임 표명”
황각규 롯데 부회장 “후진에 기회줘야... 지난해 신동빈 회장에 사임 표명”
  • 박상철 기자
  • 승인 2020.08.25 17:35
  • 최종수정 2020.08.2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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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진=롯데지주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제공=롯데지주

[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께 2020년 말 사임 의사를 표명했으며, 작금의 경영환경 변화에 맞추어 퇴임하게 됐습니다.” 

갑작스럽게 물러난 황각규 롯데 부회장이 25일 서신을 통해 이같이 직접 퇴임 이유와 소회를 밝혔다.

황 부회장은 “오는 31일부로 롯데지주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당분간(2021년 정기주주총회) 회사의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앞서 롯데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황 부회장의 퇴임을 결정했다.

퇴임 소식이 전해진 후 이처럼 직접 서신을 공개한 것은 황 부회장의 퇴진을 두고 그룹 안팎에서 난무했던 여러 추측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부회장은 그간 40년간 ‘롯데맨’으로 살아온 성과를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1995년 당시 롯데그룹의 매출은 6조 원 남짓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현재는 7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해 있다”며 “성장의 역사에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간 그룹에 몸담았던 선후배님들과 그룹 외부에서 도와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1995년부터 롯데그룹의 국제실에서 근무하면서 그룹의 플랫폼이 되는 롯데닷컴,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을 설립했다”며 “현재도 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들”이라고 평가했다. 또 “2000년 초반부터는 2019년까지 총 80여 건의 인수합병(M&A)을 실행했으며 이는 그룹 성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그룹의 시너지를 위하여 CFD(Cross Function Division)를 국제실 내에 설치해 통합구매업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했다”며 “해외 글로벌 브랜드인 유니클로, 무지, 토이저러스, 자라, 사만타 타바사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론칭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08년 후반에 그룹 비전을 Vision 2018. Asia Top 10 Global Group으로 하고 매출 200조 원의 대담한 목표를 수립해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롯데월드타워를 2010년부터 6년간 건설해 2017년 4월 오픈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그룹의 성장에 걸맞은 거버넌스 체계 정비를 위하여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황 부회장은 “최근 후계구도 분쟁, 2017년 사드 문제, 2019년 한일 갈등, 2020년 코로나19로 롯데그룹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다”며 “아울러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구 등으로 그룹은 지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런 시점에서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후임은 이동우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다. 그는 “후임으로 유통과 서비스 부문에 경험이 있고 현재 롯데하이마트의 CEO를 맡고 있던 이동우 사장이 부임해 롯데지주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원과 지도편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랜 기간 감사했다. 그간 도와주신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겠다”며 서신을 마무리했다.

박상철 기자 gmrrnf123@info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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