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당 자제 권고에 하나금융 반기?.. “다른 기업에 명분줄 것”
정부 배당 자제 권고에 하나금융 반기?.. “다른 기업에 명분줄 것”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20.07.03 13:13
  • 최종수정 2020.07.03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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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금융그룹
사진=하나금융그룹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반면 하나금융이 중간배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주 구성상 배당이 불가피한 은행권이 하나금융의 케이스로 금융당국 권고를 피할 명분을 찾은 것이라 해석한다.

3일 당신이 모르는 경제 이야기 ‘시크릿 by 인포스탁데일리’에선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한치호 중앙인터빌 상무,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방송센터장, 이형진 인포스탁데일리 국장이 출연해 은행권 배당 제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송에서 김종효 센터장은 정부의 은행권 배당 제한 권고에 대해 “현재 문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특히 항공산업을 포함한 여행산업에 자금이 돌도록 해야 하는데, 금융 선순환 측면에서 금융기관이 이를 주도해야 한다”라며 “다만 그들이 한없이 재원을 쓸 수 없으니 배당 제한을 권고해 재원을 확보하라는 식의 정책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일 “IMF와 미 연방준비제도에서도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사주 매입금지, 배당금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며 “은행권은 이를 참고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유지해달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 자제를 권고한 이후 두 달 만에 금융위에서도 비슷한 맨트가 나온 것이다.

문제는 중간배당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 왔다. 지난 6월 15일에도 이사회를 열고 권리주주 확정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통상적으로 주주명부 폐쇄는 배당 등을 앞두고 한다.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작업이다.

하나금융은 주주명부 폐쇄가 중간배당 실시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넘는 하나금융이 결국 중간배당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치호 상무는 방송에서 “정부에서 은행에 배당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하나금융에서 중간배당을 한다는 건, 정부 주도로 가는 일에 반항하는 곳이 생겼음을 의미한다”라며 “말 안 듣는 곳이 생기는 건 다른 기업에게도 따질 명분을 준다”라고 강조했다.

김종효 센터장도 “미국도 웰스파고의 경우 실적 문제로 배당을 줄였지만 JP모건과 골드만 삭스는 당국 지시에도 배당을 전혀 안 줄였다”라며 “금융권 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줄인다는 건 주가가 내린다는 말과 똑같은 상황인 만큼 부담스러울 것”이라 전망했다.

최양오 고문도 “정부가 배당 자제를 권고한 건 이를 지시할 경우 바로 ISDS에 제소될 소지가 있어 톤다운을 한 것”이라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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