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규모 놓고 당정 파열음… 홍남기 “자리 연연 하지 않겠다”
추경 규모 놓고 당정 파열음… 홍남기 “자리 연연 하지 않겠다”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20.03.13 09:17
  • 최종수정 2020.03.13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부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이른바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 사이에 심각한 파열음 나오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경제부총리 해임안까지 거론하면서 엄포를 놓은데 이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추경을 두고 정치권과 정부간 정면 충돌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11일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부터 보고받는 자리에서 대규모 추경안이 어렵다는 홍 부총리의 입장을 전달 받았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위기 상황인데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며 “(조 의장이) 강하게 항의해 증액하라고 건의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홍 부총리를 지목하며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며 해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홍 부총리는 저녁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하는 글을 남겼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코로나19 방역과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우리 경제의 모멘텀과 힘을 키우고자 총력을 다해왔다”며 “특히 위기를 버티로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중인데 거취 논란이… 혹여나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라고 적었다.

추경규모는 9.1% 늘어나는 올해 기정예산, 2조원의 목적예비비(일반 예비비까지 3조4000억원), 정부•공공•금융기관들의 20조원 기발표대책, 추경 대상사업, 재정 뒷받침 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결정해 국회에 제출 된 것이라는게 홍 부총리의 설명이다.

현재 기재부가 내놓은 예산안은 11조7000억원 규모다. 민주당은 이같은 추경 규모가 부족하다며 6조3000억원을 증액한 18조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최근 거론되고 있는 재난국민소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20조원 규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기재부는 재정건정성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점에서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반문한다.

홍 부총리는 “국회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 어제(11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여러 의견들이 제기됐다”며 “기재부는 어려운 계층 지원, 경제살리기, 재정지원의 합리성•형평성, 그리고 재전건성과 여럭도 모두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또 감당할 n수 있는 수준에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당정 갈등은 이번 추경 규모의 적절성 논란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특히 여당 대표와 부총리의 이해관계가 분명한 만킄 갈등국면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긴 안목을 가지고 재정을 지켜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지만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눈 덮인 들판을 지나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뒤따라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는 서산대사의 '답설야중(踏雪野中)' 시구를 인용하면서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오직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