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LG화학의 ‘통큰 베팅’...배터리 성과 관심
[인포클릭]LG화학의 ‘통큰 베팅’...배터리 성과 관심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3.12 13:17
  • 최종수정 2019.03.12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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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조단위 자금조달...경쟁 심화 따른 ‘신중론’도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 트원타워 모습. 사진= LG 화학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 트원타워 모습. 사진= LG 화학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LG화학이 올해도 대규모 시장성 자금조달을 예고하고 나섰다. 1조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이어 올 상반기 내 10억 달러(약 1조 1289억 원) 규모의 외화 그린본드도 찍을 예정이다. 지난해 이어 공격적인 자금조달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확보한 현금의 투입처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다. 특히 전기차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LG화학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업체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설비 확대 등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LG화학의 잇따른 통 큰 베팅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글로벌 발행사 ‘우뚝’...연거푸 조단위 빅딜 성사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13일 1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을 예정이다. 만기는 3, 5, 7, 10년으로 구성됐다. 당초 발행액은 5000억 원이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조 6400억 원 정도가 몰리면서 발행규모를 두 배인 1조 원으로 늘렸다.

LG화학은 올 상반기에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 그린본드도 발행할 예정이다. 국내외시장에서 숨 가쁘게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에도 국내외시장에서 대규모 시장성 자금조달을 했다. 지난해 국내 회사채 발행액은 1조원이다. 전년(8000억 원) 대비 2000억 원 늘었다. 2011년부터 6년 동안의 총 회사채 발행액(8300억 원)을 웃돈다.

지난해 자금조달의 정점은 해외 교환사채(EB)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6억 달러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 외화 EB를 발행했다. EB의 만기는 3년이며 만기 이자율은 0%다. EB의 교환대상은 LG 화학 보통주 128만 4888주다. 눈에 띄는 것은 삽입된 콜옵션(call option)과 0% 금리다.

콜옵션 경우 납입일로부터 1년 이후 30일 연속 거래일 중 주가(종가 기준)가 교환가격의 130% 이상인 날이 20일 이상일 경우 LG화학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발행사인 LG화학이 투자자의 수익상단을 제한하는 조건이 들어있는 발행이다. 글로벌 시장 내 LG화학을 향한 투자심리가 우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EB 내 콜옵션이 삽입된 것은 LG화학이 우량한 발행사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0% 금리는 LG화학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기차배터리시장 내 입지 구축

시장에서는 LG화학의 글로벌 자금조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리한 자금조달 조건은 해외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의 존재감 과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지난해 찍은 EB가 오스트리아시장에 상장하고,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등 핵심 배터리시장인 유럽에서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는 사업 활동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화학의 글로벌 성과는 좋게 평가할 수 있다. 에너지산업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중국산 제외) 사용량은 파나소닉에 이어 2위다. 삼성SDI(4위), SK이노베이션(6위) 등 국내 경쟁사 대비 높은 순위다. LG화학의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9% 증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20%대 시장 점유율이다.

◆’증설’ 양날의 검...신중론도 제기

일각에서는 LG화학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의 이중성 때문이다. 활발한 증설은 시장 점유율 확대로 직결될 수 있지만 차입 부담 확대 등 후유증이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우려는 LG화학의 재무제표에서도 나타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LG화학의 총차입금은 5조 2998억 원이다. 전년 대비 2조 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1.4%포인트, 5.8%포인트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AA+의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경쟁사 간 증설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초과 공급과 치킨게임의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시장 내 진입이 어려운 점과 중국 배터리업체의 급성장도 국내기업에게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라며 “정치적인 요소까지 고려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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