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노인빈곤 속 장수는 고통..尹 정부, 적극 해결해야”
[人터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노인빈곤 속 장수는 고통..尹 정부, 적극 해결해야”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2.08.12 15:14
  • 최종수정 2022.08.1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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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예비노인’...국가 전체 문제라는 인식 필요”
노인=혜인(慧人·지혜로운 사람)’...젊은층과 교감 이해의 폭 넓혀야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우리나라는 OECD 기준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현재 노인들은 과거 일제 식민지와 6.25 전쟁을 거쳤고, 중동의 모래바람을 뚫으며 산업의 일꾼으로 국가경제 성장의 일등 공신이었다.

국가경제의 초석을 다진 주역들이지만, 나이가 든 노년의 삶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대부분 홀대받으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흔히 ‘100세 시대’라고 불리면서 장수에 대해 축복을 하지만, 노후 대비가 부족한 대부분 노인에게는 고통으로 여겨질 수 있다.

올해 77주년 광복절을 앞둔 지난 8일 <인포스탁데일리>는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을 만나 노인 권익과 복지 증진, 산적한 과제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Q1. 국회의원 당시 노인문제에 대한 법안 발의, 연구모임, 정책토론 등에 힘을 쏟아왔는데, 노인 복지 문화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가지게 됐나?

2000년도 국회의원 3선 시절인데, 당시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7.1%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인구 증가속도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노인문제 등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회의원 복지정책 연구모임을 발족하고, 동료 의원들에게 취지와 내용을 소개하면서 참여를 독려했다.

여야 의원 100여명이 참여했고, 학계, 정계,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참여한 복지정책 연구모임을 정식으로 발족해 초대 회장으로 참여했다.

당시 대한노인회 등과 함께 노인 복지정책을 논의하고, 방송 신문 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 노인문제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온 힘을 쏟았다.

대한노인회 봉사활동. 사진=대한노인회

Q2. 2전3기 끝에 대한노인회 회장에 당선되신 걸로 알고 있다. 이토록 대한노인회 회장에 나서게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속적으로 노인문제를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나, 정작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한 개인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그간 대한노인회 회장들이 노인문제에 대한 의제 설정과 과제를 해결하는데, 다소 미흡해 보였다. 대한노인회 회장이 돼야겠다는 결심이 선 계기다.

지난 2014년 16대 대한노인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짧은 기간, 인적 네트워크 부족으로 낙선하고 말았다.

대한노인회 등 여러 문제에 대해서 철저히 파악하고, 대비해 2017년 17대 회장 선거에 또 다시 출마했으나, 재력을 갖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게 근소한 표차로 밀려 2등을 차지했다.

결국 2020년 18대 선거에서 2전3기끝에 압도적 표차로 대한노인회 회장에 당선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노인문제에 대한 일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Q3. 노인 복지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국민 인식이 부족하고, 현실은 동떨어진 느낌을 받게 된다. 회장님의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퇴직연금이나 사업을 했던 노인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70~80%의 대부분 노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장수(長壽)'가 오히려 고통이자 재앙이 될 수 있다.

가장 시급한 건 노인들의 경제 안정을 이뤄 문화생활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핵심 과제다. 대한노인회 회장으로 가장 큰 숙제이고, 과제이다.  

대한노인회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루에 용돈이 얼마가 필요한가”라는 설문조사를 펼친 바 있다.

만원이라는 응답이 절대 다수인데, 한달로 단순계산하면 30만원이다. 양부모에게 드린다고 가정하면 60만원이다.

노인이 퇴직했을 경우 가족이 부양해야 하는데, 평범한 월급쟁이는 자녀교육, 주택, 생활비, 저축, 보험 등 생활비하기도 벅차다. 자녀들이 부모 용돈을 드리는 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12.8%만 부모와 동거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나이 든 부모도 자녀도 모두 부담이 돼 버린 현실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사진=대한노인회

Q4. 노인 복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경제적 지원’이다. 현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국가가 노인들을 위한 ‘보편적 복지’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중고 학생들의 급식처럼 노인 역시 집 보유의 여부를 떠나 보편적 개념의 복지가 필요하다.

또 선진국의 경우 월 100만원 정도의 노령연금을 주는 국가가 많다. 우리나라는 10대 경제 강국이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이들 국가와 같은 수준의 복지를 도입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제언한 게 있다. 당장 어려우니 월 50만원을 지급하고, 매년 10만원 가량 인상해 점진적으로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올려 달라고 건의했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지난 7월 12일 만나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 재차 언급했다. 집은 있지만, 돈이 없는 노인들도 많아 재산세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의 공시지가가 올라 세금 부담이 확대됐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 지인은 3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세금(재산세)이 4배 가까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국가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해 보편적 복지에 나섬으로써 누구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Q5. 지난 7월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는데, 노인복지 이외에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하다.

민주노총, 전교조 등은 친북 성향이 강한 정치집단으로 새 정부가 국정을 펼치는데, 부담된다고 얘기했다.

과거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국가부채는 500조원 수준이었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부채는 120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에 긴축을 통해 경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SOC(사회간접자본, Social Overhead Capital) 사업의 공기를 늦추더라도 예산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가 미완성된 구간은 국가가 아닌 민자로 돌려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고 말했다.

가령 30%는 완공됐고, 나머지 70%의 공사는 시공이나 시행하는 건설사에서 맡아 향후 도로통행료 등으로 충당(정산)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현재 세종 정부부처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민자 도로를 세우기 위해서 6조4000억원을 투자해 공사를 하고 있고, 원주~광주, 상주~영천 등도 민자 도로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자금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상환까지 가능하고, 다른 사회복지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원자력과 첨단산업(반도체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고, 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 등으로 인해 각국이 방위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방산 경쟁력이 높으니 이를 키워 수출한다면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에서도 각국의 수장들이 우리나라 방산 경쟁력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시도 연합회장 간단회. 사진=대한노인회

Q6. 노인의 일자리 창출이 경제적 활동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안이라는 평가가 있다. 노인 일자리의 경우 공공형이 민간형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한다. 가령 주민센터의 경우 토, 일에 컴퓨터 등 업무능력을 갖춘 노인들을 두명씩 고용하는 ‘주말 근무 고령사원 제도’를 고민할 수 있다.

주말에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일반인도 있기 때문에 주말 노인들의 대리 근무를 통해 불편함을 줄일 수 있고, 노인들 역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 서로 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월 60만원 정도로 노인 일자리를 늘릴 수 있고, 주말 업무는 청년층이 꺼리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창출과도 상충하지 않는다.

이 아이디어를 들은 국민의힘 서정수 의원은 무릎을 치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노인인력개발연구원에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국가 정보자료가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을 통해 노인을 파트타임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답변을 받았다.

또 택배의 경우 아파트에 차량이 들어오는 것과 관련 주민들과 마찰이 있는데, 택배사가 아파트 입구에 택배를 하역하면 노인정 회원들이 택배를 집집마다 옮겨 줌으로써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우체국 택배 분류 역시 노인이 할 수 있다.

대한노인회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 공모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Q7.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인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노후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의 노후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노인은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왔다. 그러면서 좋은 경륜을 갖추게 된다. 노인들은 젊은 친구들이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성공할 수 있길 바라고, 도움이 되고 싶어한다.

나는 ‘노인을 혜인(慧人·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바꿔 말하고 있다. 노인은 지혜로운 어른이다. 청·중·장년층은 노인들의 경륜·지혜를 존중해야 한다.

고령층 역시 젊은 세대를 존중하는 등 세대 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혜인에게 찾아가서 내가 갈 길을 여쭤보고, 그 젊은이가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됐을 때 다시 젊은이들에게 슬기롭고 지혜로운 경륜을 전달해줄 수 있는 문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노인과 젊은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하나가 됐으면 한다.

무궁화 식수 모습. 사진=대한노인회

Q8. 올해 광복 77주년으로 대한노인회에 어떤 의미가 있고, 무슨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

올해 광복절을 맞아 8월 14일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행사를 갖는다. 1200그루의 무궁화 꽃을 시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애국가와 태극기는 우리나라 법령에 국가와 국기로 되어 있지만, 무궁화는 국화로 되어 있지 않다. 국민들이 우리나라 꽃이라고 묵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번 광복절 행사를 통해 무궁화를 법제화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할 계획이다. 올해 광복절을 통해 더욱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되새기는 광복절이 되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과 노인문제와 관련 몇가지 요청을 드렸는데, 현재 대한노인회 건물은 오래되고 사무실도 좁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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