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빅테크 개발자들이 떠난다!..“도저히 못해 먹겠다”
[단독] 빅테크 개발자들이 떠난다!..“도저히 못해 먹겠다”
  • 김종효
  • 승인 2021.04.29 16:36
  • 최종수정 2021.05.03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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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김종효 선임기자] 최근 유명 빅테크 A기업의 개발자들 이탈조짐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그 회사 직원들 급여체계나 직원복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심지어 개발자 우대정책으로 30대 임원도 수두룩한 회사죠.

그런데도 개발자들이 “도저히 못하겠다”면서 회사를 떠나거나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입니다. 이유를 들어봤더니, 금융정책 중 망분리 원칙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회사들 상황도 둘러봤더니, A기업의 사례는 다른 빅테크 기업에서도 진행형이더군요.

금융회사 망분리 원칙은 해킹 등 전산시스템 문제로 금융소비자가 불의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금융당국이 만들어 놓은 정책적 안전장치입니다. KB금융이나 신한은행, 삼성증권, 미래에셋 등 금융 관련업에 속한 금융회사들은 전부 지켜야 하는 필요불가결한 규제입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은 시중은행은 별 말 없는데, 빅테크들만 난리냐는 겁니다. 들여다보니, 빅테크들의 근무형태가 코로나19 창궐 이후 회사 출근에서 원격 재택근무로 완전히 바뀌면서 개발자들이 어디서나 개발이 가능한 시스템이 됐다고 합니다.

이는 판교에 있는 수많은 게임사와 IT 기업도 거의 동일합니다. 그런데, 망분리 원칙으로 인해 금융회사 개발자들은 회사로 출근해야만 회사 금융망에 접속해 개발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원격근무나 재택근무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면서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진 겁니다. 이 때문에 청운의 꿈을 안고 빅테크에 들어온 개발자들은 게임회사나 다른 IT업체로 눈을 돌리고, 그것이 바로 금값 개발자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는 거죠.

금융회사는 재밌게도 대부분의 개발자가 유지관리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만들 때는 외주회사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담당하기에 새로운 개발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망분리 원칙이 본인들 근무환경에 큰 영향을 못 미치는 거죠.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 등 직원 몇 만명 규모의 주요 금융그룹의 개발자는 각 250명이 채 안됩니다.

 

금융감독원. 사진=인포스탁데일리DB
금융감독원. 사진=인포스탁데일리DB

대표적인 IT기술회사인 네이버 직원 6000명의 60% 이상이 개발자인 것에 비하면 정말 소규모인거죠. 다시 돌아와서, 금융위원회는 현재 한시적으로 개발망과 운영망을 분리 운영하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빅테크들이 그것마저 잘 안지키면서 금융감독원은 망분리 원칙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죠.

빅테크들은 IT 관련 협회 등 유관단체를 통해 해당 정책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별 소득은 없어 보입니다. 현실은 결국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톤다운 해서 개발을 현실화하거나 짐싸서 금융업계를 떠나는 개발자의 뒷모습만 하염없이 쳐다보는 일입니다.

 

김종효 선임기자 kei1000@info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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