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플, 車산업 국가적 의미 이해 못해... 현대차와 애플카 협상 어려운 이유
[단독] 애플, 車산업 국가적 의미 이해 못해... 현대차와 애플카 협상 어려운 이유
  • 김종효 선임기자
  • 승인 2021.03.12 17:20
  • 최종수정 2021.03.16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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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각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각사]

[인포스탁데일리=김종효 선임기자] 애플과 현대기아차 그룹 간 애플카 협상이 광풍처럼 흘러갔습니다. 

애플카 이슈로 현대차 주식은 마의 20만원 구간을 뚫었습니다. 그 와중에 ‘얼빠진’ 현대차 임원 일부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매도차익을 실현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덕분에 현대차는 애플카 이슈로 주가를 조작한 세력이나 진배없다는 오명을 뒤집어 썼습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애플의 비밀주의를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협상력 수준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믿지 못하지만 현대차 일각에서 애플카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옵니다. 

실상은 어떨까요? 실제로 현대차와 애플의 협상은 ‘진행 중’이라는 것이 팩트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애플이 자동차 산업이 갖는 국가적 의미에 대해 전혀 이해도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현대차는 손톱만한 작은 부품에서 엔진, 거대 차체까지 수많은 부품을 가져다가 기가 막히게 완성차를 만들어내는 조립의 마술사입니다. 

아이오닉. 사진=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사진=현대차 제공

애플과 닮아도 너무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방향은 다르지만 조립의 마술사끼리의 협업이라는 힘들고 어려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애플은 현대차에게 애플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는 폭스콘을 요구합니다. 현대차가 이문도 박한 차업계의 폭스콘이 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애플의 요구는 디자인과 부품제작에서 타이어, 판매라인까지 차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에 밸류체인의 일부분을 뚝 떼어 내놓으라는 요구나 진배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현대차와 애플 간의 애플카 협상은 사실상 성사가 어렵다는 현대차 내부 시각이 강했다고 합니다. 

항공업 인수합병 시장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정부 주도의 UAM을 결합한 시장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제시한 UAM 모빌리티 솔루션. 사진=현대자동차 저널 홈페이지
UAM 모빌리티 솔루션. 사진=현대자동차 저널 홈페이지

우리나라에서 차 산업은 국가기간 산업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현대차는 국민 기업일 수 밖에 없는 태생적 근거입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시 현대차의 제네시스를 타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욕을 먹을 정도입니다.

중국조차 팔리지도 않는 최고급차 홍치를 시진핑 이전부터 주석 의전차로 이용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만큼 차산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입니다. 그런데, 애플은 그 같은 역사성과 전통성을 다 무시하고 돈 줄테니 애플카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돈벼락 맞은 졸부가 명문가의 비급을 돈 줄테니 내놓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애플이 만일 현대차를 애플카 파트너로 들이고 싶다면 더 큰 것을 내놓아야 됩니다. 

나열해 보고 나니, 현대차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딱 하나 뿐이겠네요. 글로벌 운영체제, OS 시장을 놓고 구글 안드로이드와 치열한 영토싸움을 벌이고 있는 애플 운영체제 iOS의 파트너 제안 정도입니다.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면 애플은 현대차를 애플카 파트너로 맞이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김종효 선임기자 kei1000@info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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