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선 회장 지적이 실무자에게 폭언-비아냥 '증폭'... 윗선 눈치보기가 현대차 직원 극단선택으로
[단독] 정의선 회장 지적이 실무자에게 폭언-비아냥 '증폭'... 윗선 눈치보기가 현대차 직원 극단선택으로
  • 박상인 기자
  • 승인 2021.03.08 13:30
  • 최종수정 2021.03.0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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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사진=현대차]

[인포스탁데일리=박상인 기자] 지난해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자동차 디자이너 고 이지원(가명) 씨 자살사고에는 윗선의 극심한 눈치보기에 따른 실무자 책임추궁과 폭언, 따돌림 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8일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인포스탁데일리에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는) 정의선 부회장이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의 눈치만 보기 바빴다”며 “그 윗사람이 왜 이렇게 했냐고 하면, (윗선은) 누가 이랬냐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실무자들을 다시 다그친다. 그러면 다시 실무자들은 야근을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디자인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타브랜드를 베끼라는 지시도 여러 번 내려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실무자에 책임 추궁하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비아냥이 동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끊임없이 야근과 특근이 반복됐고 이를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정의선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상엽 전무가 총괄하고 있다.

4세대 투싼. 사진=현대차 제공
4세대 신형 투싼 [사진=현대차]

사망한 이지원 씨의 경우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4세대 신형 투싼 디자인 프로젝트를 팀장 1명과 실무자 1명과 함께 참여했지만 일상적인 격려를 받는 것조차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팀원들은 디자인센터장에게 “함께 고생했는데 메인과 서브로 가르면 안된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씨는 지난해 1월 20일 모두가 있는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이지원입니다. 제가 부족한 게 많습니다. 잘하겠습니다”라는 식의 돌발행동까지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이 씨가 이상행동까지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 [사진=현대차]
현대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 [사진=현대차]

당시 현대차는 곧바로 이 씨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병명은 조울증과 중증 우울증, 공황장애였다. 결국 그는 그해 4월 휴직을 신청했고 복직 1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두 아이의 아빠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현대차 측은 “사건 발생 직후 직원 인터뷰를 한 결과 폭언과 폭력은 없었다.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디자인 자체를 남양연구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서 시안을 제출받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 어느 개별 한 명의 디자이너가 책임을 지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상인 기자 si2020@infostock.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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