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위탁 임의취소…과징금 6.3억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셀트리온(068270)이 휴마시스와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동사업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6억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제조를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한 뒤 품목을 여러 차례 변경하는 과정에서 변경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거나, 납품 이후에야 서면을 발급하는 등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했다. 또 수급사업자의 귀책 사유가 없음에도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수급사업자에게 진단키트 제조를 위탁했다. 이 가운데 2차와 7차 발주에서는 품목을 변경하면서 법정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고 3차 발주에서는 수급사업자가 작업에 착수한 이후에야 서면을 지연 발급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제조 등을 위탁하거나 추가·변경 위탁하는 경우 수급사업자가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법정 서면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셀트리온의 서면 미발급 및 지연발급 행위가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부당한 위탁 취소도 제재 대상이 됐다. 셀트리온은 2022년 12월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는데도 2차와 7차 발주 물량 가운데 납품받지 않은 진단키트 총 3717만개에 대한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는 경우 제조 등의 위탁을 임의로 취소하지 못하도록 한 하도급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셀트리온에 재발방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억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변경계약에 대한 변경 서면을 발급하지 않거나 법정 서면을 지연 발급한 행위, 부당하게 위탁을 임의로 취소한 행위 등 원사업자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제재한 것으로서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셀트리온은 이번 사안이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공동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민사 분쟁으로 하도급법 적용 사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공정위의 의결 결과를 존중하지만 당시 팬데믹 상황 속 계약 이행 과정과 세부 경위에 대해 법리적으로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의 반복적인 납기 지연 등 계약상 의무 위반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관련 민사소송 1심 판결도 근거로 제시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휴마시스의 공급 지연 사실을 인정하고 약 38억8776만원의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공정위는 셀트리온이 주장한 납기 기준이 민사소송 1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제조위탁 취소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향후 행정소송에서 계약 체결 및 이행 경위와 팬데믹 당시 시장 상황, 납기 지연에 따른 손해 등을 추가로 소명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계약 체결과 거래상대방 관리, 계약 이행 및 해지 절차 전반을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며 "앞으로도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투명한 경영과 주주가치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