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후] 두산에너빌리티, 호실적에도 목표가 줄하향… "원전·SMR 성장 기대는 유효"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2분기 영업이익 증가와 수주잔고 확대를 동시에 달성했다. 증권사들은 금리 상승과 시장 변동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지만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한 수주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14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지난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72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늘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2335억원)와 비교해서도 3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실적 개선은 에너빌리티 부문과 자회사 두산밥캣의 호조가 견인했다. 발전설비와 서비스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데다 자회사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에너빌리티 부문(해외 자회사 포함)은 상반기 7조1225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과의 가스터빈 7기 공급 계약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열병합발전소 2단계 공사, 오만 두큼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한국남부발전 가스터빈 장기서비스 계약 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6조3509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약 2조1000억원 늘었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13조3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달성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하반기에도 원전과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상반기 꾸준한 수주와 자회사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체코 원전을 포함한 주요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가스터빈 등 주요 사업에 집중해 올해 제시한 매출 가이던스 13조000억원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도 증권사들은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할인율 상승, 글로벌 비교기업의 밸류에이션 하락 등을 반영해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일부 증권사는 장기 마진율과 잉여현금흐름(FCF) 전망, 주요 자회사 주가 하락도 목표주가 조정 요인으로 제시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최근 변동성 확대에 따른 할인율 상승과 글로벌 비교기업의 평균 멀티플 하락, 주요 자회사 주가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0% 낮춘 11만2000원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기자본비용 증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산정 시 발전 부문에 적용한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배수는 25배로 GE버노바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원전과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한국 정부의 대미 에너지 투자와 미국 AP1000 원전 사업, 소형모듈원전(SMR) 기자재 수주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국내 대형 산업 프로젝트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원전·가스터빈 발주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S증권은 자회사 실적 변동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지만 두산에너빌리티를 건설·원전주 내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로 대형 가스터빈의 공급 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으로 대형 원전과 SMR 수요가 늘면서 핵심 기자재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는 시장 조정과 차익실현 매물로 다소 부진했지만 명확한 수주 성과와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여전히 매수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은 주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체코 원전과 미국 AP1000 원전 장납기 기자재, 해외 가스터빈·스팀터빈 수주에 더해 뉴스케일 SMR 주기기 제작 계약도 하반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가 올해 중 미국 내 AP1000 원전 1~2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요 기자재의 가격 협상이 두산에너빌리티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향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수주와 대미 투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꼽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미 투자 유력 프로젝트로 SMR을 주목하고 있다"며 "실현될 경우 SMR 산업이 기가와트(GW)급 양산을 시작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고 뉴스케일향 기자재 발주도 연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연말 전후 발표가 예상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역시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