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한공회 회장 도전’ 채이배 "못 다 핀 공정경제·회계개혁 완수할 것"
[人터뷰] ‘한공회 회장 도전’ 채이배 "못 다 핀 공정경제·회계개혁 완수할 것"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6.01 17:28
  • 최종수정 2020.06.0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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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사진 = 인포스탁데일리DB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사진 = 인포스탁데일리DB

‘공인회계사 출신 국회의원 채이배’

채이배 전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던 시절 그의 이름 앞에는 늘 ‘공인회계사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채 전 의원은 “회계사라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4년 전 채 전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던 때 재계에선 그를 ‘재벌저격수’라고 불렀다. 그러나 정작 채 전 의원은 그 별칭을 다소 부담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벌 개혁’이라는 칼날을 휘두르기 전 ‘회계 개혁’이라는 칼자루부터 쥐었다. 채 전 의원이 추구했던 것은 권력을 휘둘러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소액주주를 위한 시장의 공정한 시장경제 생태계였다.

시장경제 생태계의 근간인 ‘회계개혁’은 국회의원 이전에 공인회계사로서 오랫동안 품어온 숙원이다. 의원 시절 그의 4년여 시간은 숨 가쁘게 흘렀다. ‘신(新)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 외부감사 법률)’ 도입을 주도하며 마침내 회계개혁 역사의 첫 페이지를 써냈다.

이제는 그가 의원 시절 제 손으로 이뤄낸 ‘신외감법’을 지키고자 한다. 채 전 의원은 △‘신외감법’ 정착으로 회계사들이 감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금융당국의 회계 해석 및 질의회신 책임 강화 △대형·중견·중소회계법인 상생 △단위조합 형태 금융회사 회계 투명성 강화 △회계사 선발 인원 축소 △회계사 역량 확대 등 6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채 전 의원은 “주기적 감시인 지정제는 기업을 옥죄기 위한 규제가 아닌 건전한 투자를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원활한 자금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한 제도”라면서 “감사를 받는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겠으나 대신 그만큼 회계법인에게도 과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원칙중심 회계가 도입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기업과 외부감사인 모두 기준 해석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칙중심 회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감독당국에서 회계기준에 대한 해석 등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 전 의원은 ‘신외감법’ 이후 야기된 회계법인간 양극화 간극을 줄이는데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그는 “대형 회계법인과 중견‧중소 회계법인 간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다”며 “중소 회계법인만의 역할이 있다고 보는 만큼 감사품질에 대한 회계법인 기준을 좀 더 세분화해 중소회계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합리적 제도 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농협단위조합,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은 금융기관이지만 비영리조직 조합 형태로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 같은 조합 형태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표준감사시간제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등을 도입해 제도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 시절 비리로 얼룩진 ‘분식회계’ 기업들의 모럴해저드 속도를 늦췄다면 앞으로는 ‘회계개혁’이라는 수레바퀴를 움직이는데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채 전 의원은 "회계사는 회계, 세무 등 기업 경영성과를 판단하는 전문가"라며 "기업의 지배 구조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고, 회계감사를 하며 세무 조언을 하는 등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되도록 하는 게 회계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결코 회계사가 기업의 을(乙)이 되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회계사의 역량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행정‧정치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테면 국가 예산 530조원을 다루는데 회계사들이 참여한다면 낭비 예산을 찾아내 엄청난 세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회계개혁’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자는 회계사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제는 자유인이자 회계사로 돌아온 채 전 의원이 '회계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한국공인회계사 회장직에 도전한다. 앞으로 그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사진 = 인포스탁데일리DB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사진 = 인포스탁데일리DB

- 다음은 채이배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Q. 자유인이 되고난 뒤 근황은?

A. 4년간의 의정 활동 임기가 만료가 되고 자연인이 됐다. 지금은 또 다른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선거가 오는 17일이어서 선거운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Q.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20대 국회 의정 활동에서 가장 성과를 낸 부분이 ‘회계 개혁’ 부분이다. 그전에 지난 2013년 ‘6+3’이라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제안한 바 있다. 회계 감사인이 회사로부터 독립된 위치에 있어야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있고 그래야 그 회사 회계 투명성이 강화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현실은 회사가 감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감사인을 직접 자유수임으로 선택하다 보니 감사하는 입장이 사실상 을(乙)이 되어 감사를 독립적으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이 같은 기업의 자유수임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금융당국에서 기업 회계감사인을 지정해 주는 방법인 ‘지정제’ 방안을 제시했다. 감사계약은 통상 3년 기간인데 두 번의 3년(3년+3년) 총 6년 동안은 기업 자유수임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한 번의 3년 기간은 지정제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래서 6+3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됐다. 현재 이 제도는 ‘주기적 지정 제도’라는 이름하에 운영되고 있다.

2016년 국회의원이 되어 2013년에 낸 아이디어 ‘6+3’ 주기적 지정제도를 입법 발의했다. 이듬해인 2017년 여야와 금융당국, 재계 등을 설득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기업 회계 투명성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제도 개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회계 개혁을 계속 이어가고 완수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회계개혁 제도를 제대로 뿌리내리고, 지켜나가기 위해 이번 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Q. 20여년간의 시민단체 활동과 의원 활동을 종합해보면 주로 공정한 경제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춰온 것 같다. 이번에도 그 목표를 이어가기 위해 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인지.

A. 그렇다. 회계 투명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전한 시장을 이루는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업의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을 것이고, 기업 투자자들 또는 기업에 대출해준 채권자 등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업이 올바른 경영을 할 수 있는 근간이 회계 투명성이라는 얘기다. 회계제도 개혁이 끝까지 완수돼야 하는 이유다.

Q. 전자투표가 처음 도입됐다고 하는데.

A. 예전부터 보다 많은 회계사들이 투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러한 요구와 이번 코로나 사태가 맞물리면서 처음으로 전자 투표제가 실시된다. 이번 투표에 많은 회계사들의 참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할 것이다. 회계사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Q. 이번 선거가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공회 회장 후보 중 채 후보만의 장점은?

A. 과거 기업 감사인 입장에서 회계사로서의 자긍심을 많이 잃었던 적이 있었다. 회계사 자긍심을 회복하고자 했다. 수많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정부, 국회, 금융당국, 재계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6+3' 주기적 지정제를 통과시켰다. 이로써 '신 외감법' 새 시대를 열었다. '신외감법'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기에 회계개혁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권자들 중 젊은 회계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과 소통하며 회계사회를 이끌어 나가겠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은.

A. 우리 기업 회계 투명성 강화와 회계 산업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회계사들을 위한 공인회계사 회장이 되겠다. 회계사라서 자랑스럽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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