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불똥' 튈라…삼성·SK하이닉스 "예의 주시 중"
美 화웨이 제재 '불똥' 튈라…삼성·SK하이닉스 "예의 주시 중"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5.18 13:35
  • 최종수정 2020.05.18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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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조짐에 주요 거래선 끊길까 우려
이재용, 中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때를 놓치면 안된다"
(사진=화웨이)
(사진=화웨이)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 조치에 나서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만의 TSMC가 주요 타깃으로 노출되는 분위기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그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18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국가안보상 위협이 된다'는 명분 아래 중국의 화웨이가 미국 이외의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에 반도체 제작을 의뢰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출규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5월 발표한 '미국에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미국의 장비, S/W를 이용하는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으로, 이는 중국 화웨이로의 반도체 공급 통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화웨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 대만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미국 기술 기반의 반도체를 공급 받아왔다. 미국이 지난해 퀄컴, 인텔 등 자국 기업의 반도체 공급을 끊어도 스마트폰 또는 통신장비 제작이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 강화로 미국 기업이 아닌 제3국 기업(대만 TSMC)을 통해서도 반도체 부품을 공급 받을 수 없게 됐다. "미국의 허가가 있으면 수출이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수출 허용이 쉽지 않아보인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요 메모리 반도체 주요 매출처인 화웨이로의 거래선이 끊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에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매출 26조990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2조5700억원(46.5%)이 중국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은 양국의 상황만 바라보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들 관계자는 "아직 국내기업에까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차단'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양국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으며, 코로나19 사태로 멈췄던 해외 경영 행보를 4개월 만에 재개했다. 

글로벌 기업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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