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민간 샌드박스' 問 열려…벌써 대기번호 58번
세계 첫 '민간 샌드박스' 問 열려…벌써 대기번호 58번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5.12 17:05
  • 최종수정 2020.05.12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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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지원센터 출범…박용만 "'미래로 가는 길' 넓히고, 턱 낮춰야"
정세균 총리 "포스트 코로나 핵심과제로 규제혁신 최우선적으로" 강조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미래 가능성보다는 문제점만 이야기한다.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는 법과 제도 때문에 일 벌이기 어렵다. 샌드박스는 문제점보다는 미래 가능성에 무게를 두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 대기업, 벤처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영국과 미국, 일본은 정부·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샌드박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민간에 새로운 채널을 통해 제도혁신을 꾀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실제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지난 1월 발표된 ‘규제 샌드박스 발전방안’에 따라 설치됐다. 산업융합촉진법‧정보통신융합촉진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오늘부터 정식 시행됐다. 

◇ '현판' 대신 110인치 대형 스크린…"문제점보다 미래 가능성 봐달라"

출범식에 현판은 없었다. 상의는 로비에 110인치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선보였다. 

총리와 기업인들이 태블릿 버튼을 누르자 ‘미래를 여는 길, 샌드박스’ 영상이 상영됐다. △샌드박스 통해 1년새 2배 성장했다는 공유주방 기업 △6년 개점휴업 끝에 사업을 시작하는 핀테크 △장애인에게 IT기술을 제공한 따뜻한 기업 등 사례를 통해 구제도에 얽매인 혁신적 사업모델에 빛을 주겠다는 '영상 감독' 박용만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려운 환경에도 일을 벌이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지만, 위험을 사전 차단하는 제도로 인해 시도 자체가 막히거나 사업모델이 ‘마름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샌드박스가 젊은이들에겐 최후의 보루로 평가받고 있는 데 국회 입법이 무산되거나, 소극 행정에 사업이 막히면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바로 샌드박스이기 때문일 것이라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박 회장은 "문제점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우선 평가해 일을 벌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정부에서는 신속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비롯해서, 특례로 검증된 부분은 중대한 위험이 없다면 상시적으로 허용될 수 있게 제도화하는데 힘 써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는 민간의 역량을 믿는다"며 ”경제 활력 회복의 주인공인 기업인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할 수 있는 지원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丁 총리, 생활방역 이후 첫 경제행보…"더 많은 기업 새로운 일 벌이도록"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에 이어 정 총리 주재로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 국무총리비서실장과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부처 차관들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기웅 위쿡 대표, 변창환 콰라소프트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샌드박스를 위한 정부와 대한상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더 많은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공영운 현대차 사장(서울상의 부회장)은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들의 편의성‧접근성이 높아져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김기웅 위쿡 대표는 “공유주방 허가로 전통산업인 식음료 산업에 혁신의 물꼬가 터졌다”며 “샌드박스 특례 후 연매출은 두 배 뛰고, 푸드메이커 창업비용은 1억에서 4백만원으로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민간 샌드박스를 샌드박스에 넣어보는 느낌’이라고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말했다. 그는 "지원센터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자 차별점은 기업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며 “기업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정부와 소통의 간극을 좁혀 혁신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이어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과제로 규제혁신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겠다"며 "비대면 산업과 디지털 인프라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도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이슈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날 출범식 이후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상의에 신청된 과제는 상의 사무국과 컨설팅, 변호사로 구성된 전담팀이 투입돼 1대1 상담을 지원한다. 

각종 신청서 작성은 물론 사업성‧기술성에 관한 컨설팅과 법률 자문, 부처협의, 사후관리까지 제공한다.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약 1억2000만원의 실증특례비와 1500만원의 책임보험료도 지원한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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