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못 즐기는 WTI 원유선물 ETN 투자자… 지표가치에 ‘촉각’
연휴 못 즐기는 WTI 원유선물 ETN 투자자… 지표가치에 ‘촉각’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5.01 11:22
  • 최종수정 2020.05.01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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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장 속 반등하는 유가… 장 재개 시 유가 급락할까 불안
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30일 오후 10시 10분(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에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WTI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투자자들이다. 황금연휴를 맞이하며 국내 시장이 ‘장기 휴장’에 돌입한 가운데 국제유가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다행히 국제유가는 반등하고 있다. 지금의 유가 반등세가 다음주 거래 재개 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유가 반등세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휴장 기간 동안의 상승률이 해당 종목에 모두 반영될 가능성은 적다. 여기서 만약 주말부터 유가가 또다시 급락할 경우 다음주 장이 열리자마자 투자자들은 또다시 하한가를 맞게 된다.

관건은 지표가치(IV) 회복 여부다.

◇WTI 원유선물 ETN 4종목, 6일 거래 재개… 지표가치 배로 급등해야 본전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4종목은 다음주 5월 5일 어린이 날까지 거래가 정지되고, 6일 거래가 재개된다.

레버리지 ETN 4종목의 괴리율은 수백%에 달한다. 이처럼 크게 벌어진 괴리율을 정상화하고 급락한 지표가치를 끌어올리려면 연휴 기간 반등 정도가 아니라 유의미한 ‘급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테면 괴리율이 750%에 달하는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에 투자한 투자자가 본전이라도 찾으려면 유가가 4배 가까이 치솟아야 한다.

결국 거래가격에 한참 못 미치는 지표가치(IV)가 올라와야 한다. 지표가치는 ETN 1증권 당 실질가치를 의미하는데 투자자가 만기까지 보유 시 증권사로부터 상환 받을 금액, 또는 만기 전 투자자가 증권사에 중도상환을 요청하는 경우 중도상환 기준가격으로 쓰인다.

만약 거래 재개 전 WTI선물이 50% 이상 하락한다면 이들 레버리지 ETN 투자자들은 전액을 잃게 된다.

그나마 오는 19일 전 롤오버(월물 교체)하려 했던 시기를 앞당겨 최근 ETN 기초지수 추종 대상을 6월물에서 7월물로 전량 롤오버해 변동성은 다소 줄었다. 현재 ETN 가격은 6월물이 아닌 7월물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유가 급등시 레버리지 ETN 투자자나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 투자자에게는 조기 롤오버가 유가 상승률을 분산 반영한다는 점에서 다소 불만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와 달리 인버스2X 상품은 원유 선물 가격 하락을 추종하는 특성상 수익률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거래소, ETN 규제 강화하나… 이르면 다음주 발표 예정

ETN 시장 비상에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이르면 다음주 중 ETN 관련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거래정지는 매도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만을 야기했고, 단일가매매 전환 방식도 크게 벌어진 괴리율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에서다.

당초 계획했던 3배 레버리지 ETN 상품 도입은 이미 물거품이 됐다.

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원유 ETN 자진 청산 방안과 ETN 투자 시 사전교육 제도 도입 등이 추가 규제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내부에서도 적절한 규제안에 대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 이르면 다음주 중 관련 내용을 보완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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