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중단’ 디스커버리운용 펀드… 기업은행서 가장 많이 팔아
‘환매 중단’ 디스커버리운용 펀드… 기업은행서 가장 많이 팔아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4.14 12:17
  • 최종수정 2020.04.14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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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실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1800억원 규모로 미국에 투자한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가 지난해부터 환매 중단된 가운데 해당 상품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모집한 곳은 기업은행으로 조사됐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정한 US핀테크글로벌채권은 미국 자산운용사 DLI가 운용하는 구조로 짜여있는데 지난해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DLI가 실질 수익률과 투자 자산 실제 가치 등을 허위 보고한 것으로 적발됐다. 이에 DLI가 운용하는 펀드 자산이 동결돼 기업은행 고객 등 국내 투자자들의 환매가 막힌 것이다.

해당 상품에 투자한 기업은행 고객은 200여명으로 695억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지난 2018년 이후 해당 상품에 가입했던 기업은행 고객들은 1년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018년 이후 판매를 시작한 펀드 가운데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설립한 사모 운용사로 지난 2017년 4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해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2018년 이후 기업은행은 총 5842억5251만원 규모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상품을 판매했으며 가입자도 1975명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 전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액 2조134억원 가운데 28.4%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어 교보증권 상품(1304명에게 4971억원 어치 판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1047명·3188억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28명·1605억원), 디에스투자증권(396명·1401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김종석 의원은 “기업은행이 2017년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쟁쟁한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업계 순위 167위 신생업체(지난해 말 자산총계 기준)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상품을 가장 많이 팔았다”면서 “기업은행 관계사인 IBK투자증권(782억원) 상품 판매 규모조차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상품 판매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기준(44억원)으로 업계 167위 운용사로 기업은행 판매 상위 10개 운용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다.

김 의원은 "신생 업체가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사모펀드를 판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정권 실세의 친동생이 펀드매니저라는 점이 영향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특혜 제공 여부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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