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한항공, 조원태 ‘수성’ 가능할까... “델타 ‘흑기사’ 될수도”
위기의 대한항공, 조원태 ‘수성’ 가능할까... “델타 ‘흑기사’ 될수도”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20.04.02 09:41
  • 최종수정 2020.04.0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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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항공
사진= 대한항공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항공업계가 과도한 경쟁과 코로나19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유이의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도 예외가 아닌데, 당장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조원태 회장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할 상황이 됐다. 다만 부족한 지분과 높은 부채비율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외부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2일 심도 있는 경제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서는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방송센터장이 출연해 한진칼 정기주주총회 이후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송에서 최양오 고문은 “조원태 회장은 당장 이사회를 장악했다는 점에서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3자 연합의 임시총회 요구를 막을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조 회장이 내분과 경영악화 등의 가능성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대한 경영적 자질을 검증하는 절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만약 여기서 경영능력을 발휘 못 하면 ABS를 과도하게 발행해 900%에 달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지닌 대한항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며 “그 문제들을 잘 정리할 수만 있다면 한진칼과 대한항공 모두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순손실 6228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부채비율은 871.45%로 전년 대비 154.32%포인트나 증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선 운항 축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대규모 원화 환차손 등은 리스크 요인이다.

이에 조원태 회장은 공시지가 6000억원의 송현동 땅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천642㎡), 건물(605㎡))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천670㎡) 및 건물(1만2천246㎡) 등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조조정에 나서더라도 단기간에 재무구조를 확실히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부채가 24조원에 달하는데 현재 상황에선 이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블랙스완’이 되면서 매출 급감이 확실시되는 만큼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은 요원해보인다.

현재 ‘백기사’를 자처한 델타항공이 ‘흑기사’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 고문은 “델타가 이런 식으로 참여했다가 먹은 항공사가 몇 군데 있다”라며 “지금은 백기사지만 델타가 현찰 조달력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대한항공을 가져가려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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