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쌀값 3배 오른 동안 강남아파트 매매‧전세가 84배‧101배 올라”
“40년간 쌀값 3배 오른 동안 강남아파트 매매‧전세가 84배‧101배 올라”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3.30 11:28
  • 최종수정 2020.03.30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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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1980~2020년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추세 분석’ 발표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난 4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1980년부터 올해까지 40년간 쌀값이 3배 오르는 동안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84배, 101배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물가 관련 공공 데이터와 과거 언론 기사 텍스트 분석을 통해 주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가 우리 국민의 경제 활동과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30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음료, 과자, TV와 같은 공산품의 체감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쌀과 닭고기 가격은 40년간 약 3배 상승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 상승률은 GDP상승률보다 낮아 체감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의 매매가는 약 84배, 전세가는 101배나 상승했다. 커피 한잔 가격은 약 21배 상승하는 등 타 품목 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항목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40년간 식재료 가격 하락… 강남 아파트 매매‧전세가 84배‧101배 상승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다양한 유형의 재화와 서비스의 지난 40년간 명목가격 추세를 경제 성장률 및 각종 임금 정보와 비교 분석한 결과 △쌀값(4Kg 환산 기준)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는(1Kg 환산 기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 △상추는 8.5배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40년간 약 9배 미만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35.5배, 달러 기준 18.5배)을 고려할 때 실제 체감 가격은 크게 하락한 것이다.

반면 △수박(16.7배) △배추(12.5배) 등은 타 식재료 품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경우 3.3㎡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원에서 6,469만원으로 40년간 84배 가량 상승했다.

△전세가는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나 상승해 다른 분석 대상 항목들과 큰 대조를 보였다.

◇주요 제조·서비스 품목 가격 하락… 공공재·기호품은 상대적으로 상승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또한 보고서의 분석에 의하면 △국산 중형 자동차 가격의 경우 1980년 389만원에서 현재 2,390만원으로 6.1배 상승 △콜라는 4.5배(1.5ℓ 기준) △소주는 5.1배(출고가 기준) △영화 관람료는 6.7배 상승했다. 1인당 GDP 상승률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여 실제 체감 가격은 하락한 모습이다.

아울러 기술 진보와 생산성 증대, 대체재의 대중화 등으로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의 명목가격 자체는 각각 45%, 77% 하락했다.

반면 △서울시 지하철 기본요금은 80원에서 1,250원으로 40년간 15.6배 상승 △택시 기본요금은 400원에서 3,800원으로 9.5배 상승했다.

△병원 진료비(초진)와 △문화재 입장료도 각각 9.9배, 10배 상승했다.

특히 △국립대 등록금이 19배나 상승하는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이 공급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영역의 서비스 항목들은 민간 영역의 소비재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기호품 관련 항목의 명목가격도 큰 폭 상승했다. △커피 한잔의 경우 2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21배 △담배 한 갑은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상승해 타 품목 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1회 데이트 비용 8.6배 상승… 비용 마련 위한 근로 시간은 28시간→ 8시간으로 감소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각종 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살펴보면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 현재 8,590원으로 명목상 12.4배 상승해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7.9배, 달러 기준 4.8배) 보다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은 23.9만원에서 현재 188만원으로 7.9배 상승했고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900원에서 현재 54만1000원으로 139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 밖에 영화 관람, 식사, 커피 등의 비용 마련을 위한 근로 시간(아르바이트)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테면 △데이트 비용(영화 관람과 식사 및 커피 기준)의 경우 1990년에는 1만8,800원 가량 필요했으나 현재는 약 6만1,200원이 필요해 8.6배 정도 늘어난데 반해 이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필요한 △아르바이트 근로 시간(최저시급 기준)은 1990년 28시간에서 현재 8시간으로 감소했다.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난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이 대부분 하락했음을 계량적으로 확인했다”면서 “다만 수치상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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