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 19’ 영향 국내 경기 빠르게 위축”
KDI “‘코로나 19’ 영향 국내 경기 빠르게 위축”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20.03.09 11:17
  • 최종수정 2020.03.0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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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진= 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진= 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산•소비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데다, 기업의 투자까지도 위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 국내 경기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원(KDI) 8일 내놓은 ‘경제동향 3월호’를 보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월 수출이 중국으로 부진했고 내수도 경제 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지난해 하락 국면이었던 경기 지표는 올해 들어 곳곳에서 상승신호를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도 1단계 합의를 했고 반도체 수출도 회복국면을 나타내면서 소비심리지수도 크게 회복됐었다.

1월 전산업 생산(-0.5%)은 조업일수 3일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12월(3.9%)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출하는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평균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확대됐다. 자동차(-17.7%)와 전자부품(-17.7%)을 중심으로 내수와 수출이 각각 9.7%와 1.8% 감소하면서 전월(5.3%)에 비해 크게 낮은 마이너스(-) 6.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105.6%)보다 높은 114.0%를 기록한 반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5.2%)보다 소폭 상승한 75.8%를 기록했다.

그래프= KDI
그래프= KDI

여기에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 100.5를 나타내면서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0.1포인트 올랐다. 기준치(100)을 넘어서면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2월부터는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신호를 나타냈다.

제조업 계절조정 경기실사지수(BIS)는 전달 78에서 2월에는 67을 나타냈고 전산업 BSI는 75에서 65로 모두 큰폭으로 하락했다. 전산업 BSI는 한국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과 2016년 두차례 뿐이다. 특히 전월대비 10포인트 하락한 것은 조사 이후 최대치다.

이는 2월부터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특히 감염 우려로 외부활동까지 서비스업 생산도 빠르게 위축됐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는 지난달 내국인은 39.3%, 외국인은 72.2% 감소했다.

그래프= KDI
그래프= KDI

심각한 것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던 '소비'가 코로나 19 확산 이후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4.2에서 96.9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가 2월 중순 이후 빠르게 확산된 점을 고려하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심각하게는 9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소세였던 설비투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투자심리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앞으로도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흑자를 유지했던 수출도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고스란히 미칠 가능성도 높다. 지난달 수출에서는 일평균 수출액은 12.2% 감소했다. 중국 수출(-6.6%)은 자동차 수출(-16.6%)이 큰폭으로 감소하는 등 코로나 19기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그래프= KDI
그래프= KDI

이대로라면 노동시장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1월 취업자수는 56만8000명으로 전달(51만6000명)보다 5만2000명 더 늘었다. 고용률(15세 이상)은 1년전 같은달과 비교해 0.8% 포인트 상승한 60.0%,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1%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될 경우 내수 침체로 이어지면서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폭은 상당히 줄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실제 메르스 사태 정점이었던 2015년 6월에 일용직은 5월(13만6000명) 과 비교해 8만 9000명 줄어든 4만7000명 늘어나는 수준이었다.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져 주가와 원화가치 금리 모두 하락하고 불확실성 지수는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2월 종합주가지수는 전달(2119)보다 6.2% 하락한 1987을 기록했다. 변동성 지수(VKOSPI) 불확실성 확대에 전달 19.3에서 33.8로 한달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래프= KDI
그래프= KDI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월 말 1191.8월에서 21.9월(1.8%) 상승한 1213.7원을 나타냈다. 국고채 금리(3년물)는 경기 둔화와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전월 말(1.30%)보다 낮은 1.10%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 되는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

세게 산업생산과 교역량 증가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으로 2월 이후 지표들도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4%로 하향 조정했고 코로나19,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하방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표= KDI
표= KDI

2월 국제유가는 중반에 반등헀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 전망치가하향 조정되면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또 대부분의 산업용 기초금속과 곡물 가격도 하락하면서 CRB지수를 비롯한 주요 상품가격지수는 전월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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