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빅히트, 증시 데뷔 앞두고 고밸류 논란… 미래 마법으로 빚어낸 가치
[인포클릭] 빅히트, 증시 데뷔 앞두고 고밸류 논란… 미래 마법으로 빚어낸 가치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3.09 08:28
  • 최종수정 2020.03.09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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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적용한 밸류 2조원대… 장밋빛 미래와 가려진 현실
빅히트 유일 아티스트 BTS 절대 의존도, TXT 데뷔로 낮출 수 있을까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증시 데뷔(IPO)를 앞두고 6조에 달하는 가치평가를 받았다. 국내 엔터 상장사 중 최고 평가액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고밸류 논란이 제기된다. 외부투자자 의지에 휘둘려 빅히트 몸값이 지나치게 매겨졌다는 업계 및 증권가 시각과 성장성을 고려하면 최소 4조 이상은 된다는 회사 측 주장이 상존한다.

◇비교기업 해외 엔터·PEG 마법에 붕붕 뜬 밸류… “엔터업종은 통상 PER로 가치 산정”

빅히트엔터 2016년~2019년 매출액‧영업익 추이 출처=빅히트엔터 (단위:억원)

빅히트엔터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보다 95%, 22% 늘어난 5879억원, 97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보는 빅히트 기업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법인세 등을 감안하고 20~30배 수준에 형성돼 있는 SM‧JYP‧YG 등 엔터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빅히트의 기업 가치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주관사들은 빅히트 가치로 4조원 이상을 불렀다. 엔터3대장 SM(약 6600억원), JYP(약 7600억원), YG(약 5000억원)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것의 2배 이상 규모다.

주관사들이 어느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밸류 4조 이상을 불렀다는 것은 SM‧JYP‧YG엔터와 같은 국내 엔터사가 아닌 해외 엔터사를 비교기업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성장성을 고려한 주가이익증가비율(PEG)을 적용한 것도 빅히트 밸류를 높인 배경으로 관측된다. PEG는 PER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로 나눈 값으로 통상 3년 예상 PER과 EPS 증가율로 구한다. 이에 따라 이익성장률이 높을수록 PEG가 낮아지며 PEG가 낮으면 이익률이 높은 기업으로 인식된다. 주로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스타트업 등 성장주 가치 산정에 활용된다.

SM‧JYP‧YG엔터 (위)수익성 및 성장성, (아래)PER. 출처=예탁결제원 (단위: %, 배)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 같은 산정 기준을 감안해도 빅히트 밸류가 4조 이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엔터테인먼트기업 가치산정에는 통상 PER을 적용하며 무형자산(아이돌, 연예인 등 아티스트)을 통해 수익을 얻는 업종 특성상 PEG가 밸류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게 엔터업계와 증권가의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PEG는 성장성을 바탕으로 하는데 앞으로도 최근 2년간의 성장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 짓기엔 일부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해외 투어가 힘들어진데다 BTS 멤버 중 군입대를 앞두고 있고, 빅히트가 신인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를 데뷔시켰으나 BTS만큼의 성장을 담보하지 않는 한 PEG 적용은 다소 무리한 산정 방식”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빅히트 비교기업은 국내 SM‧JYP‧YG엔터사로 봐야한다는 평가다. 그는 “굳이 해외 기업을 빅히트 비교기업으로 끌어들이자면 과거 제이팝(J-POP) 열풍을 일으켰던 스맙(SMAP) 엔터사인 에이벡스(AVEX) 정도인데 이를 통해 가치를 매겨본다 해도 3조원 안팎으로 추정돼 4조 이상은 나오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5년간(2015년~2020년 3월6일) 에이백스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5년간(2015년~2020년 3월6일) 에이벡스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올 상반기까지가 빅히트 IPO 골든타임… VC 자금회수 사전작업 돌입

그럼에도 빅히트엔터는 올 상반기 안에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BTS가 그야말로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킨 가운데 각종 지표가 가치 산정에 우호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가 사실상 빅히트엔터 IPO 골든타임이다.

2018년 말 기준 빅히트엔터 주주내역. (표기된 우선주 일부 물량은 보통주로 전환)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특히 투자자들의 자금회수 의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웰블링크 등 투자자들은 이미 빅히트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등 엑시트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2018년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 알펜루트자산운용(한국투자증권) 등이 보유한 우선주 39만8159주가 보통주 49만5782주로 전환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엔 적어도 빅히트엔터 IPO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고밸류 논란을 어떻게 불식시키느냐다. BTS을 통한 수익 비중이 9할 이상을 차지하는 빅히트엔터가 거래소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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