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 증시 패닉 속 웃는 공매도 세력… "한시적 공매도 제한 조치 필요"
‘코로나19 공포’ 증시 패닉 속 웃는 공매도 세력… "한시적 공매도 제한 조치 필요"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2.27 10:39
  • 최종수정 2020.02.26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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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와이탄 강변에 위치한 황소상. 사진=박효선
상하이 와이탄 강변에 위치한 황소상. 사진=박효선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에 국내 증시가 짓눌린 가운데 공매도 세력이 대차를 늘리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대차거래 잔고는 70조원을 넘어섰다.

대차거래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올린다. 이 같은 투자 기법이 공매도 거래다.

◇대차잔고 70조원 돌파… 증시 폭락 속 짭짤한 공매도 수익

이번주(24일~26일) 지정된 공매도 과열 종목. 제공=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대차잔고는 70조57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대차잔고는 60조원대 초반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에 지난달 말부터 잔고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대차거래를 통한 차입 비중은 63%에 달했다. 나머지 37% 비중의 주식 차입잔고는 내국인에 의한 것으로 이 가운데 대부분(32.63%)이 증권사에서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들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사조씨푸드, 무림SP, GH신소재, 이루온, 오공 등 95종목을 지정했다. 26일에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드림어스컴퍼니와 한류AI센터가 지정됐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코스피 6배 이상, 코스닥 5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당일 주가가 5~10% 이상 하락하면 공매도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달 증시 폭락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이루온의 공매도 평균가는 1705원, 24일 종가 1455원으로 공매도 투자자가 이 주식을 평균가에 팔고 24일 종가로 사서 갚았다고 가정하면 이 투자자는 1주당 250원의 차익을 얻은 것이다. 1주당 수익률은 14.7%에 달한다.

같은 방식으로 오공의 공매도 투자자는 이달 공매도 평균가 8567원에 팔고 26일 종가(7530원) 기준으로 매수해 갚았다고 가정하면 1주당 1037원의 차익, 12.1%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조씨푸드의 경우 공매도 평균가 4745원에 팔아 최근 종가로 사서 갚았을 경우 공매도 투자자는 4% 가량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중국 증권당국 이달 초 공매도 금지… 금융위 ‘공매도 규제’ 카드 꺼내들까

제공=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시장에선 현 시점 한시적으로나마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중국 증권당국이 투매 심리 제한을 위해 주식시장 공매도를 금지했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11일부터는 공매도 금지가 풀렸다.

과거 한국에서도 금융위기 당시 전 종목 공매도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2008년 10월 1일부터 2009년 5월 30일까지 8개월간 전 종목 공매도 제한조치가 있었다. 이후에도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조치는 2013년 11월까지 무려 5년간 유지됐다.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도 금융당국은 2011년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 공매도 금지령을 내렸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공포에 휩싸인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처방전으로 ‘공매도 규제’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아직 조심스런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관련 내용은 컨틴젼시 플랜(비상 대책) 사안으로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악재성 중요정보 및 블록딜 전 공매도 등의 불공정거래 개연성을 점검하고, 증권사 공매도주문 관리체계, 업틱룰 회피 여부 등에 대해 수시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공매도 세력은 주로 외국계 금융회사 창구를 이용한다. 거래소 공매자 잔고 대량 보유자 현황에 따르면 영국계 모간스탠리 비중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메릴린치인터내셔날, 크레디트 스위스 시큐리티즈 유럽 엘티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JP모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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