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유준원 일가, 상상인인더스트리 CB 통해 차익 실현+지배력 강화
[인포클릭] 유준원 일가, 상상인인더스트리 CB 통해 차익 실현+지배력 강화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1.28 08:10
  • 최종수정 2020.01.28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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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원, 상상인 주담대 상환 위해 CB 현금화했나
상상인 수사 방향키, 남부지검 합수부→ 금융조사부
사진=상상인인더스트리 홈페이지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 일가가 상상인인더스트리(옛 디엠씨) 전환사채(CB)를 활용해 차익실현과 함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상장일은 지난 13~15일로 이달 중순부터 속속 주식이 풀리는 모습이다. CB가 보통주로 잇따라 전환되며 상상인인더스트리 주가는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다시 내려오고 있다.

1500원대를 유지했던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이달 초 1200원대로 떨어지다, 지난 13~14일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13~14일 장 초반 VI(변동성완화장치)가 발동하기도 했다. 당시 법무부 개편에 따른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 소식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명확한 호재 요인은 알 수 없다. 그러다 다시 1300원대로 미끄러졌다.

사채권자의 차익실현성 매물이 주가가 급등한 14일 이후 일부 풀린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 CB 발행주식의 43% 물량 상장… 상상인인더스트리 주가, 전환가액의 160%

상상인인더스트리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지난 2018년 12월 회생채권 변제 목적으로 143억원 규모의 10회차 CB를 발행했다. 발행 조건은 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1%이다.

사채권자는 제이원와이드(100억)와 상상인(43억)이다. 전환가액은 500원이며 전환청구 기간은 지난달 27일부터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160% 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사채권자들은 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에 일부 CB에 대한 보통주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43%에 달하는 전환물량이 지난 13일, 15일 상장됐다.

이 과정에서 상상인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인 상상인선박기계는 상상인더스트리 지분이 78.04%에서 74.76%로 3.28% 포인트 낮아졌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 특수관계자 유준원 회장이 포세이돈 제2차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800만주 규모의 CB를 장외매도한 영향이다. 주식전환 대신 현금화를 택한 이유는 상상인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상상인선박기계는 상상인의 100% 자회사다. 그룹 지배구조 중심에 있는 상상인의 주요 주주는 유준원(23.34%), 김수경씨(6.51%), 제이에스앤에스(2.08%) 등으로 구성됐다. 시너지아이비투자가 상상인 지분 15.55% 들고 있지만 단순 투자로 인한 보유일 뿐, 경영참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제이에스앤에스는 유 회장의 아내 김수경 대표 회사(100% 보유)다. 제이에스앤에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2018년 매출액은 2017년에 이어 ‘0’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판관비, 영업 손실, 영업외 비용 등에 의해 마이너스 4억3948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유 회장과 김수경 대표는 각각 7억7502만원, 4억4500만원을 단기차입했다.

◇유준원 일가 중심 지배력 강화… 사채권자 제이원와이드 정체 불투명 

사채권자 제이원와이드는 CB 전환권 행사로 12.75%의 상상인인더스트리 지분을 보유, 상상인인더스트리의 주요 주주 명단에 올라선다. 최근 소분(0.08% 추정)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아 차익실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이원와이드는 유준원 회장(100% 보유)이 소유한 비상장법인이다. 대표이사는 지난해 5월 유준원→ 김용훈씨로 변경됐다. 87년생 김용훈 제이원와이드 대표는 김수경씨의 동생이자 유 회장의 처남으로 추정된다. 제이원와이드 김진호 이사는 상상인 경영기획본부장(이사)이다. 초기 자본금 5000억원이었던 이 회사는 설립(2017년) 1년 만에 납입자본금을 5억5000만원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제이에스앤에스와 함께 같은 장소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인지는 실체가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사채권자 제이원와이드와 상상인은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나머지 CB에 대한 보통주 전환 청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명령을 받은 유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이 상상인그룹에서 제출한 직무정지 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당분간 직무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말 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유 회장 ‘직무 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은 상상인저축은행 등이 전환사채(CB) 등을 담보로 법령에 정한 한도를 넘는 개인대출을 내준 것으로 보고 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상상인 다른 계열사에 처분하면서 6억원 규모의 매각 대금을 덜 받아 유준원 일가에게 이익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이 유준원 일가를 위한 이른바 ‘셀프대출’(대주주 신용공여)을 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넘겨받았으나 합수단이 폐지되면서 수사 향방을 결정하는 방향키는 남부지검 금융조사부로 넘어갔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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