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공식서명… 中 2년간 2000억달러 미국제품 구매
미•중 무역합의 공식서명… 中 2년간 2000억달러 미국제품 구매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20.01.16 10:41
  • 최종수정 2020.01.1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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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일단은 '휴전' 관세 두고 마찰은 여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부총리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부총리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수십년 동안 미국 노동자와 농부, 목장주, 제조업자, 혁신자들은 중국과 불공정한 무역으로 상처입었다. 오늘 우리 무역관계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 뒤 발표한 자리에서 내놓은 첫 마디다.

만 2년 동안 세계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이날 공식적인 ‘휴전’에 들어갔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린지 22개월 만이다.

양국은 지난해 12월13일 1단계 무역협상에 대해 타결했다. 이번 서명은 협정문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내용을 구체화 한 최종 협정문 격이다. 이날 공개된 합의문은 미국은 중국제품 서비스 수입 확대, 중국은 미국 농산품 수입 등이 큰 뼈대다. 지적재산권, 환율 정책,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등이 담겼다.

중국은 2021년까지 농산물•에너지•공산품•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 수입을 2021년까지 2000억달러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앞으로 2년 동안 매년 미국 농산물을 400억~500억달러에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또 무역협정에서는 외국기업이 중국 진출시 기술을 이전하는 관행도 끝낸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기에 영업비밀, 상표권, 불법 복제품, 위조품 등 지적재산권에 대해서 해결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은행과 증권, 신용카드 등 금융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중국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통화 평가절하 등 인위적인 환율개입도 하지 않기로 미국과 동의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부과 예정인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12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15% 관세도 7.5%로 인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협정문을 두고 “이 계약은 중국과의 무역관계 재조정을 시작하고 미국기업과 농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과 중국을 넘어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이날 1단계 무역합의 발표된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빠르게 ‘호재’로 받아들였다.

국제금융센터 집계 결과 미국 다우지수와 유럽 STOXX 600 지수는 각각 0.3% 강보합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지수는 0.2% 하락했고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0.2%, 0.1% 상승했다.

다만 이번 무역합의는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미국은 2단계 협상은 1단계 합의 이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다. 여기에는 2단계 협상 종료까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기로 해 다시 관세를 두고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중국의 반도체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압박 등은 이번에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웨이 갈등이 무역협상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스티브 므누신 이날 미국 재무부장관은 2단계 무역협상에서 특정기술이나 사이버 보안 관련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의견을 내놓으면서 사이버 보안관련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날 보도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도)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는 트럼프 태통령 취임당시 보다 더 악화된상태”라며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2년전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또 “중국이 기술이전 방지와 지식재산권 준수여부가 불확실하며 2단계 무역협상에서 양국의 갈등은 이전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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