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이종구 코즈니 대표 "온라인 커머스 성공은 '해외소싱'에 달렸다"
[人터뷰] 이종구 코즈니 대표 "온라인 커머스 성공은 '해외소싱'에 달렸다"
  • 이형진 선임기자
  • 승인 2020.01.08 13:47
  • 최종수정 2020.01.08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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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상품과 구색상품에 대한 이해 필요, 구색상품 실제 매출 판매에 큰 영향줘
이종구 코즈니 대표. 사진= 인포스탁데일리
이종구 코즈니 대표. 사진= 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온라인 커머스가 핫하다', '시장이 크고 있다'라는 말은 비단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시장이 성장하면 사람이 몰리는 법. 국내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은퇴한 50~60대부터 취업이 힘든 20~30대가 쇼핑몰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투잡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전성시대에 성공 전략은 무엇일까. 이종구 코즈니 대표는 '해외 소싱'이라고 말한다. 최근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사 오는 노하우를 담은 책 '해외 소싱 노하우' 펴낸 이 대표는 코즈니 창업가이자 티켓몬스터 Vice President, SK네트웍스 상무, GS리테일 이사로 20년간 해외 소싱 일을 해온 업계 최고 전문가다. 이 대표에게 온라인 커머스 성공을 위한 '해외 소싱'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1문 1답.

Q. 현재의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개인이나 중소업체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브랜드의 위상 절하, 개인사업자 대상 제3자 물류 서비스와 아웃소싱 중개 서비스 등장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해외 소싱 장벽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5년 전만 해도 개인이 해외 소싱으로 상품을 사 오기 힘들었다. 최소 주문 수량(MOQ)도 많고 상품 검수도 어렵고 국내에서 팔릴 만한 예쁜 상품을 고르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5년 전부터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 중국 등 현지 공장 디자인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국내에서 팔릴 예쁜 상품을 고르는 게 쉬워졌다. 개인이나 중소 온라인 셀러가 늘면서 MOQ도 크게 낮아졌고 상품 검수를 책임지고해주는 현지 대행업체도 등장했다. 개인이 넘기 힘든 해외 소싱의 허들이 낮아져 개인이나 중소업체가 좋은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싱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렸다.

Q. 온라인 커머스 성공에 해외 소싱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장사의 핵심은 상품이다. 나만의 상품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다. 위탁판매나 도매 사이트에서 소싱한 제품은 잠깐 판매가 잘 될 수 있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경쟁자들이 같은 상품을 더 싼 가격으로 팔면 매출이 고꾸라진다. 끝없는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국내 공장에서 상품을 공급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독점으로 상품을 받기도 힘들고 독점으로 받아도 판매가 잘되면 금방 공장이 태도를 바꿔 재계약이 안된다.

결국 나만의 상품이 필요한데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비싼 국내에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상품을 소싱할 수 없다. 결국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일단 바다를 건너면 국내보다 싼 가격으로 경쟁자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상품을 구할 수 있다.

Q. 해외 소싱이라면 먼저 알리바바가 떠오른다. 알리바바로 충분하지 않은 이유는.

A. 알리바바는 직접 현지에 가지 않고 방 안에서 해외 제조공장과 계약해 제품을 소싱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알리바바에서 제대로 된 제조공장을 찾을 가능성을 정말 낮다. 우선 실력 있는 제조공장은 알리바바에 없다.

이런 공장은 기존 거래하는 바이어 눈치를 봐야 한다. 바이어 입장에선 제조공장 정보가 공개되는 걸 꺼린다. 바이어가 싫어하는데 굳이 알리바바에 공장 정보를 올리는 공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알리바바에 올라온 공장 대부분이 이렇다 할 바이어가 없는 곳이다. 이런 곳은 디자인이나 제품력에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알리바바에선 사기 위험이 높다. 공장이 아닌 곳이 어디서 다른 공장 사진을 가져와 등록하고 주문을 받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서야 현지 공장을 섭외해 제품을 만드는데 제조 가격에 자기들 수수료를 붙여 비용이 올라간다. 이렇게 만들어도 제품 수준이 알리바바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른 경우가 부지기수다. 알리바바만으로는 원하는 가격, 원하는 퀄리티의 상품을 소싱할 수 없다.

Q. 해외 소싱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A. 무역박람회, 전시장, 로컬 도매시장 별로 좋은 소싱처를 고르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무역박람회나 전시장을 가면 여러 업체가 부스를 차려 나와 있다. 이 중에는 현지 유명 제조공장도 있고 유명 제조공장의 하청공장, 무역 에이전시도 있다. 소싱을 하려는 제품의 성격과 해외 소싱 경험 정도, 자금 규모 등 자기 상황에 맞는 소싱처를 골라 협상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상대가 어떤 종류의 소싱처인지 그 특성을 파악하고 상대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한다.

소싱을 하면 가장 큰 이슈가 MOQ다. 소싱처 별로 MOQ를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다르다. 현지 유명 제조공장이라면 MOQ 협상이 어렵지만 하청이나 신규 업체라면 충분히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다. 이렇게 무역박람회에 참여한 무수한 업체 중에서 유리하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소싱처를 선별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Q. 좋은 소싱처 만큼이나 좋은 상품을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소싱으로 성공하는 상품을 기획하는 방법은.

A. 먼저 매출 상품과 구색 상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매출 상품은 말 그대로 판매가 잘 돼 충분한 매출을 일으키는 상품이다. 구색 상품은 그 자체로는 판매가 잘 안되지만 매출 상품 판매에 도움이 되는 상품이다. 구색 상품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브랜드의 '대세감'을 위해 꼭 필요하고 실제 매출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매출 상품과 구색 상품은 주요 소싱처가 다르다. 매출 상품은 제조공장에서 소싱해야 하지만 구색 상품은 현지 로컬 시장에서 소싱하는 게 좋다. 한곳에서 소싱할 경우 전체 주문 수량에서 매출 상품 수량을 높이는 방법으로 협상해야 한다.

상품 기획은 '트레이딩 업' 방식을 추천한다. 트레이딩 업은 지금의 소비자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명품 소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치약이나 버터, 세제, 문구류같이 스몰 카테고리 분야에서 명품 제품을 소싱하는 게 좋다. 이미 여러 상품이 트레이딩 업 방식으로 기획돼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Q. 국내에선 이우시장이나 켄톤페어가 유명하다. 이곳 외에 추천하는 곳은.

A. 이우시장과 켄톤페어는 해외 소싱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다. 사실 이우시장과 켄톤페어에서만 상품을 소싱해 장사를 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모든 상품을 다 이우시장, 켄톤페어에서 사면 안된다. 이우시장과 켄톤페어는 이미 국내에서 유명해 상품 차별화가 힘들다.

켄톤 페어의 경우 원목 가구는 말레이시아보다 1.3배, 철제 가구는 인도보다 1.5배 가량 비싸다. 이우시장 역시 침구류나 의류 등 일부 상품은 디자인이 떨어져 국내에서 팔기 어렵다.

이스트 차이나 무역박람회, 도쿄 기프트쇼, 메종&오브제· 암비안테, 델리 가구&핸드크래프트&기프트 박람회, 칭다오 도매시장, 커차우 원단 도매시장 등 좋은 소싱처는 많다. 자신이 원하는 상품에 맞는 소싱처를 골라야 한다.

Q. 해외 소싱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노하우는.

A. 정식 계약 전에 패키징 가격 협상과 관세 감면을 위한 '원산지 증명원' 발급 여부, 원산지 표기 방법 등등 챙겨야 할 세부사항이 많다. 해외에 나가 소싱처를 발굴할 경우 반드시 백업 업체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박람회장에서 마음에 드는 업체를 발견해 열심히 주문을 하고 왔는데 실제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대비해 반드시 백업 업체를 확보해야 한다. 계약을 위해 현지 공장을 방문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 묵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사업자나 중소업체는 알려진 정보가 없어 묵는 숙소를 보고 현지 공장이 바이어 수준을 짐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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