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동’, 국제 리스크로 부상…韓 경제 또다시 ‘암운’
일촉즉발 ‘중동’, 국제 리스크로 부상…韓 경제 또다시 ‘암운’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20.01.07 09:53
  • 최종수정 2020.01.07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잇따라 대책회의… “변동성 확대, 불안 장기화 가능성도”
이란. 사진= 픽사베이
이란. 사진= 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올해 뚜렷한 개선세를 예상하고 있던 세계경제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자칫 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특히 이같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 격화는 이미 이라크 등 중동 지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분위기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0%에 달하는 중동 지역 정세가 나빠지면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동리스크’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표= 국제금융센터
표=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시장 '출렁' 한국도 영향

전날(6일) 국제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 다우지수는 2일 종가 대비 0.8% 빠졌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1.9%나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98%하락했고 코스닥은 2.18%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미달러화지수는 0.3%나 뛰엇고 엔•달러환율은 0.7%나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원 오른 1171원 마감을 했다. 중동지역 긴장 때문에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위한화 가치도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 국채금리(10년물)는 1.77%로 0.11%포인트 올랐고 금융시장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 보다, 1.57%오른 14.02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6일(현지시간)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3.65% 오른 배럴당 67.833달러, 브렌트유는 3.55%오른 68.6달러에 거래됐다.

또 같은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4% 상승한 6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오후3시 기준으로 68.6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이다. 브렌트유는 이날 오후5시 70달러까지 치솟았고 61.2달러(2일 기준) WTI는 이날 오후5시30분 64.1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원유는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보합권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이란의 대응에 따라 국제유가는 또 다시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청와대 시작으로 정부 이틀 연속 대책회의

청와대는 전날(6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미국과 이란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보복을 경고해왔던 이란은 5일(현지시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불이행을 선언했다. 이란은 사실상 탈퇴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란은 또 우라늄 농축의 모든 제한을 철폐한다고 밝혔다. 우라늄을 농도 90% 이상 농축하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 현재 이란은 우라늄을 5% 농도까지 농축했다.

이처럼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주가와 원•달러 환율,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에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오후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들이 참석하는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장관과 국정조정실장,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날 석유•가스 수급 차질에 대비해 필요하다면 2억배럴 수준의 비축유 방출 등 비상대응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대체 도입선을 확보해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24시간 모니터링 체재를 가동하고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중심으로 합동점검반을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점검반은 금융•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수출, 유가, 해외건설 상황까지 점검하고 신속하게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영향 없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리스크

정부는 7일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중동지역 정세불안을 첫 번째 안건으로 올렸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부와 국토부, 해수부를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기업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국제금융시장은 지정학적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하되고 있다”면서 “주요국 증시와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는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 증시와 환율에도 영향을 받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상황으로서 제한적이라는게 정부의 인식이다. 현재 국내에 도입중인 이란산 원유가 없는데다, 중동지역 석유•가스 시설이나 유조선에 대한 직접 공격이 없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또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에도 국내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제한적’ 배경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순대외채권(4798억달러), 외환보유액(4088억달러)이 최고치를 경신했고 CDS 프리미엄도 2008년 이후 최저수준인 0.2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강조하면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7일 오전 9시30분 현재 전날 1% 하락했던 코스피는 17.40포인트(0.81%) 오른 2172.47에 출발했다. 전거래일 보다 2.18% 내린 코스닥도 8.00포인트(1.22%) 오른 663.31에 장을 시작했다. 

다만 정부는 증동 정세 불안이 새로운 국제경제의 리스크로 부상한 만큼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미국와 이란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확산 가능성 등으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