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9] 기해년 산업계 달군 '핫 이슈'
[아듀 2019] 기해년 산업계 달군 '핫 이슈'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12.31 11:24
  • 최종수정 2019.12.31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 사진= 픽사베이
기업. 사진= 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올해 산업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는 '위기'다. 그룹 총수들은 저마다 '위기를 극복하자'며 외치는데는 우리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말해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등 어느해 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호황이었던 반도체 산업의 저조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어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 마진과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련 업체들도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심지어 기업간 대립도 표면적으로 드러낼 정도로 '갈등'을 겪은데 이어 한국경제를 이끌어 왔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이 잇따라 별세 하는 등 시대의 마감을 알리기도 했다. 

◇ 日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 격화…소·부·장 국산화 계기

올해 반도체 업계의 화두는 소재 국산화였다.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7월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겠다고 선언,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도록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개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예산, 세제, 금융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단기적으로는 수급의 어려움을 풀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도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대기업과 국내 소재 업체가 협력해서 대안을 찾는 등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31년 만에 금호그룹 떠나 HDC그룹 품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HDC그룹 품에 안겼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는 지난 4월부터 이어졌다. 당초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파전으로 진행됐다.

이후 11월 금호산업은 최종입찰제안서를 검토 후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HDC컨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12월 HDC컨소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절차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따라 과거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 60위 밖으로 밀려나게 된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33위에서 17위로 발돋움하게 됐다. 

◇ 삼성전자 VS LG전자, '8K TV' 주도권 싸움 

올해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8K TV시장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포문은 LG전자가 열었다.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 QLED TV는 화질 선명도(CM) 기준으로 8K가 아니다"며 공격에 나섰다. '진짜 8K' 논란을 부추긴 것.

이 뿐만이 아니다. LG전자는 TV 기술설명회를 열어 삼성 8K TV가 OLED처럼 자체 발광하는 패널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재차 공격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시연회를 갖고 "CM 값으로 해상도를 논하는 것은 낡은 방법"이라고 맞섰다. 아울러 "LG의 8K TV는 HEVC 코덱이 적용된 8K 영상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한다"고 반격에 나섰다. 

이후 잠시 주춤했던 기싸움은 LG전자가 QLED TV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재개됐다. 삼성전자도 LG전자의 TV 광고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공정위에 맞신고하면서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1조원 대 세기의 이혼소송

1조원대 재산분할 소송으로 확전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의 이혼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노 관장은 지난해 1월 최 회장이 제기한 이혼소송에도 "이혼할 수 없다"는 뜻을 견지 해 왔지만, 최근 최 회장이 가지고 있는 SK㈜ 지분 42.29%(약 1조4000억원)를 요구하는 재산분할 소송을 냈다. 이와는 별도로 위자료 3억원도 함께 요구했다. 

올해 9월 기준 최 회장은 올해 9월 기준으로 SK(주) 주식 1297만 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지분의 18.4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결과에 따라선 오너일가 지분율 하락으로 이어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

◇ 끝나지 않는 LG화학-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戰

올해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리튬이온 배터리(2차 전지) 소송전이다. 

양사 간 소송전은 LG화학이 지난 4월 '인력유출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며 시작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 법원에 내고 9월 ITC 등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이후에도 LG화학은 특허침해 맞소송을 걸었으며, SK이노베이션은 10월 국내 법원에 소 취하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추가로 제기하면 날선 공방을 펼쳤다.

◇ 재계 큰별이 지다…대우 김우중·LG 구자경 별세

올해 재계에서는 1·2세대 원로 기업인들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대우그룹의 창업자인 김우중 전 회장이 향년 83세로 작고했다. 김 전 회장은 만 30세였던 1967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대우실업을 차려 사업을 확장,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명언을 암기는 등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며 한 때 대우그룹을 재계 2위까지 성장시켰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워크아웃 등 위기에 1999년 그룹 해체란 비운을 맞았다.  

김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지 5일 뒤에는 구자경 LG 명예회장도 향년 94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1970년부터 25년 간 그룹을 이끈 구 전 명예회장은 사업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이 취임할 당시 그룹은 럭키와 금성사, 호남정유 등 8개사에 연간 매출이 270억원이었지만, 경영에서 물러날 당시 LG는 30여개 계열사에 매출액 38조원의 재계 3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 KT 차기회장에 구현모 사장…11년 만 'KT맨' 

향후 3년 간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호(號)'를 이끌 신임 회장 후보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내정됐다. 내부 출신 이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은 남중수 전 KT 사장 이후 11년 만이다.

구 차기 회장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다고 KT 이사회는 봤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했다.

구 사장은 내년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다만, KT 이사회의가 고객,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의견을 대표이사 경영계약에 반영할 것을 요청함에 따라 구 사장은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아 KT를 이끌게 된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