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HSD엔진, 조선업 불황 장기화…짙어진 불확실성
[인포클릭] HSD엔진, 조선업 불황 장기화…짙어진 불확실성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12.26 08:27
  • 최종수정 2019.12.26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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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부진 지속, 수익성·재무건전성 개선 난망
HSD엔진이 설계, 제조, 판매하는 선박용 디젤엔진 모습. 사진= HSD엔진
HSD엔진이 설계, 제조, 판매하는 선박용 디젤엔진 모습. 사진= HSD엔진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HSD엔진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적자 전환 후 수익성 회복은 더딘 상태다. 기업 자체의 경쟁력은 양호하지만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불황 앞에는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신규수주가 줄면서 수익성·재무건전성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처지다.

올 3분기 HSD엔진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42억원, 43억원이다. HSD엔진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후 올해도 반등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실적의 핵심인 신규수주의 부진이 뼈 아프다. 올 3분기 신규수주는 4421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신규수주(8736억원)의 절반 정도 규모다. 올 4분기가 남아있지만 지난해 신규수주 규모를 한 분기 만에 채우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HSD엔진은 전방 조선산업의 업황 회복 지연으로 수주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까지 점진적인 매출 감소세를 나타냈다”며 “올 9월 말 기준 수주잔고가 1조3000여억원에 불과하고 신규수주가 둔화됨에 따라 중단기 안정적 실적시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선업 불황과 더불어 주요 거래처와의 관계 변화도 어두운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HSD엔진은 글로벌 선박용 저속엔진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전체 매출에서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될 경우, HSD엔진 입장에서는 대형 고객사를 잃어버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최 수석연구원은 “향후 납품물량의 양호한 채산성을 감안할 때 일정수준 영업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전방 조선산업의 구조적 업황개선이 불확실한 상황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대체로 낮은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 악화에 재무안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올 3분기 말 현재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626억원이다. 지난해 신규수주 증가로 선수금 유입이 이뤄지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지만(지난해 말 현재 영업활동현금흐름 184억원), 그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신규수주에 운전자금 부담이 겹치면서 잉여현금 창출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자연스레 재무지표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올 3분기 말 현재 HSD엔진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15.5%, 24.4%다. 전년 말 대비 각각 93.7%p, 5.9% 포인트 악화됐다. 올 3분기 말 현재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2681억원, 2097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각각 445억원, 725억원 늘었다. 전체 차입금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2681억원이다. 현금성자산 규모의 4.6배 정도다. 저하된 영업수익성과 현금창출력 등을 감안할 때, 유동성 위험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향후 저가수주물량의 실적비중 감소 등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확대가 예상돼 차입금 부담능력이 다소 개선될 것이나, 전방산업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전반적으로 약화된 이익창출력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입금 부담능력이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HSD엔진에 단기 유동성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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