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지켜볼 것”…한은 금리 인하 '신중론'
이주열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지켜볼 것”…한은 금리 인하 '신중론'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9.11.29 14:17
  • 최종수정 2019.11.29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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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시장에 당분간 동결 기조 유지 '깜빡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9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를 유지했다.

한은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만큼 섣불리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기 보다는 ‘동결’기조를 통해 현 경기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 전체에 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 수출에 핵심인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현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한은으로서는 인하 카드 보다는 내년 경기 전망을 지켜보면서 금리 인상시기를 엿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동결’, 경기상황은 지켜봐야

금통위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는 이 문구가 빠졌지만 한은은 이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 상황을 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은은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에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0.5%포인트를 인하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산업의 중심인 반도체 수출도 하락하면서 국내 경기에도 영향을 줬다. 특히 경기부진은 민간소비도 움츠러들게 만들면서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총재 “경기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 ‘긍정적’시각을 나타냈다. 특히 현재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현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바닥을 다져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국내 경기흐름은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중반 글로벌 불화실성이 완화되고 정보통신기술(TI)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뚜렷한 경기회복세를 보이지는 않지만 내년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은 이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기존 2.5%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표= 한국은행
표= 한국은행

◇ 실물경기 성장세 둔화, 내년 완만한 소비증가세

한은은 올해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설비투자가 부진하면서 소비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것으로 판단했다. 민간소비는 올해 3분기까지 0%대를 이어갔다. 1분기 마이너스에서 2분기(3.2%)로 올랐던 설비투자는 0.5%로 쪼그라 들었다. 3분기(1.4%) 회복세를 보였던 건설투자는 다시 마이너스(-)5.2%로  급감했다. 

수출(통관기준)도 지난해 4분기(7.7%)이후 1~3분기 모두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제조업생산지수(1.8%과 서비스업생산지수(0.8%)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산수산물 가격 하락폭 등으로 0% 수준을 나타냈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중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 9월 마이너스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은 다시 0%대를 나타내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크게 줄었다. 

한은은 "내년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ㅎ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 여전

내년 경기 흐름은 좋아지지만 금융시장에서 또 한차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하다. 경기바닥론이 내년 바로 반등한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글로벌 정세를 보면 우리 경제 회복세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사태 이후 미•중 무역분쟁은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경기전망도 나빠지는 것도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금리 인사 소수의견이 등장한 것을 고려하면 내년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은도 통화정책문에서 “미중 무역협상, 주요국 경기와 통화정책,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정개와 국내 거시경제, 금융안전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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