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채 시장 활성화하려면 해외기관의 국내 채권 시장 진입 독려해야”
“국제채 시장 활성화하려면 해외기관의 국내 채권 시장 진입 독려해야”
  • 박효선 기자
  • 승인 2019.11.07 20:00
  • 최종수정 2019.11.07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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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투자 액티브하게 접근하되 체계적인 위험관리에 중점 둬야”
벤치마킹 사례로 ‘대만 포모사’ 시장 제시
“QIB 채권, 유가증권으로 인정해야”
“금융당국 국내 국제채 관련 규정 개선 필요”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국내 국제채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해외기관이 국내 채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만의 포모사 채권 시장 사례처럼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7일 오후 불스홀에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망과 국내 국제채시장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채권포럼을 개최했다.

우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빌 아담스 MFS자산운용 글로벌 채권 CIO는 '글로벌 채권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빌 아담스 CIO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물가상승 압력은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채권투자는 액티브하게 접근하되 체계적인 위험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국제채시장 활성화 필요성 및 기대효과’를 주제로 발표한 김경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이사는 “해외기관의 국내 채권시장을 독려해 투자처 다변화, 국제IB업무 역량 강화 및 자본시장 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려면 보험사의 장기채 투자 수요를 국제채로 일부 대체하고, 해외투자에 대한 환 헷지 부담을 경감시켜줘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내 IB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신상품 및 신고객 발굴 등의 수익 다각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만의 경우 포모사 채권 시장이 높은 외화 유동성을 보유한 대만 보험사 및 은행 투자자 주도로 성장해왔다”며 “이를 기반으로 정책적 노력을 통해 외국 발행기관의 시장 진입 욕구를 자극해 시장 위상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파트장도 ‘대만 포모사 시장 현황과 시사점’을 사례로 들며 한국의 국제채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문 파트장은 “대만과 한국의 경제구조와 자본시장의 유사성을 고려할 때 대만이 포모사 시장을 육성할 수 밖에 없었던 대외 환경, 대만의 경제 구조 및 외환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포모사 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환경과 국가전략에는 △대규모 경상흑자 불가피(저축>투자) △상대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제약이 덜하다는 점 △보험사의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 등의 배경이 있었다.

패널로 나선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대 수익률과 시장 유동성”이라며 “발행사 신용정보 접근이 용이해진다면 투자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패널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회사들이 수익 제고와 듀레이션(잔존만기) 확대를 위해 해외 유가증권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그 규모는 지난해 말 140조원에 달했다”며 보험사의 해외 채권 투자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는 주장을 폈다.

임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해외 채권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외투자에 대한 유연한 정의와 OIB(적격기관투자자)채권의 유통시장 관련 하부구조(infrastructure), 즉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 또는 증권담보 대여 시 담보물로의 활용, 역외시장과의 거래허용 및 이에 따른 청산 및 결제서비스에 대한 접근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헌 KB증권 상무는 “지난해 3월 중국 길림시에 소재한 JRID의 김치본드 2억5000만 달러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며 “현재 중국동방항공이 3,000억원 규모의 아리랑본드를 QIB방식으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공모로 아리랑본드를 발행한 해외기업은 노무라인터내셔널 뿐”이라며 “그 외 사모로 발행한 기업은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동방항공, 소시에테제너럴 등 일부 해외기업으로 연간 발행금액은 2,000억원 내외”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QIB 채권은 사모채권으로 분류돼 보험사가 투자할 경우 대출과 동일하게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유동성프리미엄까지 고려할 경우 투자매력이 반감된다”며 “이를 유가증권으로 인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를 본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투자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해외기업들의 채권발행 수요를 끌어들이고 투자자들로부터의 자금유입을 촉진하려면 국내 국제채 관련규정을 적극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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