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한솔그룹 계열사 한솔테크닉스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를 보고 있다. 2015년 추가한 휴대폰 조립사업이 외형확대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같은 뿌리로 볼 수 있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를 고객으로 두는 등 안정적인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차입구조가 단기화된 점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금성자산 대비 단기성차입금 규모가 과도한 터라 유동성 대응능력에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
1966년 한국마벨로 설립된 한솔테크닉스는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설립 후 반세기 동안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그 과정에서 사업부 조정을 거쳤고 현재 파워모듈, 태양광 모듈, LED소재 등 IT 보품 공급업을 주력하고 하고 있다. 2015년 8월에는 휴대폰 조립사업을 추가했다.
휴대폰 조립사업이 더해진 후 외형은 크게 불어났다. 2016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8% 증가한 8076억원이다. 2017년 매출액은 9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휴대폰 조립사업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우량 기업과 고정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는 덕에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구조다. 휴대폰 조립사업부문은 연간 한솔테크닉스의 매출 가운데 3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파워모듈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 영역이다.
다만 실적의 변동은 존재하고 있다. 2018년 한솔테크닉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한 8419억원이다. 스마트폰·태양광시장 등 주력 사업의 업황이 모두 좋지 않았고, 그 부정적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2018년 한솔테크닉스의 휴대폰 조립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6.6% 줄었다. 솔라(solar)부문 경우 국내 모듈의 평균판가 하락과 해외 저수익 수주물량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500억원 떨어졌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18년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은 한솔테크닉스의 스마트폰 무선충전모듈(RX모듈)·파워모듈 부문의 판매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RX모듈 경우 플래그쉽 모델 중심으로 납품이 이뤄지고 있으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S9과 노트9의 판매부진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472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 솔라와 LED 등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파워모듈과 휴대폰조립 부문에서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원은 “파워모듈 부문의 인버터는 삼성전자의 QLED 및 초대형 등 고부가 TV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고, 휴대폰 조립부문은 삼성전자 IM 부문 내 중저가라인업 확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외형이 성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부문을 추가하면서 사업적 고민을 덜었지만, 재무적인 불안감은 완전히 떨치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차입구조의 단기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은 유동성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 상반기 말 현재 한솔테크닉스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1766억원, 1516억원이다. 전체 차입금 가운데 94%인 1660억원이 만기가 1년 내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다. 현금성자산의 6.6배 정도 규모다.
김 선임연구원은 “현금성자산과 연간 500억원 안팎의 영업활동현금흐름, 토지, 건물 등 담보제공에 따른 차환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유동성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400억원 이상의 여신한도, 상장사로서의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능력 등 재무융통성이 유동성 대응능력을 일부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