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신용도 부담 느꼈나…공모시장서 자취감춘 서희건설
[인포클릭] 신용도 부담 느꼈나…공모시장서 자취감춘 서희건설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10.07 09:41
  • 최종수정 2019.10.07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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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사모채 발행, 정크본드 눈앞
서울 서초 서희건설 본사. 사진= 서희건설
서울 서초 서희건설 본사. 사진= 서희건설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서희건설이 공모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매해 사모시장에서만 자금을 조달하며 사모채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그룹의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유성티엔에스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등 그룹 전반적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단절하는 모습이다. 신용도 부담이 사모채 의존도를 높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투기등급을 눈앞에 두고 있는 탓에 공모채 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크지 않은 발행규모와 시장과의 소통에 따른 선순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사모채 일변도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최근 10년 동안 단 한 차례만 공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서희건설은 2011년 5월 261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찍었다. 표면금리는 5%다.

2011년 BW를 제외하고 서희건설은 매해 사모시장에서만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011년에도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도 75억원어치 사모채를 찍었다. 채권 만기 경우 2012년까지 3년이었다가 이듬해인 2013년부터 2년 만기로 변경된 모습이다. 지난해 사모채 역시 2년 만기였다.

서희건설은 올 12월 56억원 규모의 사모채 만기를 맞는다. 회사채 만기에 맞춰 발행해온 이력을 감안했을 때, 연내 한 차례 사모채 발행이 예상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코스닥상장사 유성티엔에스 역시 서희건설과 유사한 자금조달 행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 유성티엔에스가 공모채를 발행한 횟수는 2012년 단 한 차례다. 당시 만기 2년짜리 회사채를 40억원어치 찍었다. 금리는 6.55%다. 만기구조 역시 서희건설과 유사하다. 만기 3년 사모채를 발행하다, 2012년부터 2년 만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12년 후 사모채 발행 내역 가운데 만기 3년짜리는 2015년 100억원어치 발행이 유일하다. 유성티엔에스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만기 2년 사모채를 찍었다.

시장에서는 사모채 의존도가 높아지는 배경으로 낮은 신용등급을 꼽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서희건설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곳은 한국신용평가가 유일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서희건설에 신용등급 BBB-를 부여하고 있다. 등급전망(outlook·아웃룩)은 ‘안정적’이다. 투자등급의 끝자락에 놓여있으면서, 투기등급 코앞에 직면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 경우 신용등급을 부여했다가 공모채 발행이 끊기면서 신용등급 이력이 소멸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서희건설이 발행한 회사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모시장에서의 발행을 주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건축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은 점 등이 신용도 제고를 제한하고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 연매출에서 건축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정도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건축부문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서희건설은 BTO·BLO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에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계열사 경우 재무상태가 열위한 탓에 서희건설로 부실이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공모채 발행 등 시장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BBB급인 한화건설은 지난해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3년 만에 공모시장에 등장했다”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큰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사모채 의존도를 낮추며 시장과 소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BBB급 건설사 경우 산업 리스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모채 발행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하지만 서희건설처럼 발행규모가 적은 곳은 공모채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모채 발행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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