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이상 부자 32만명…재산 절반이 '부동산'
'10억원' 이상 부자 32만명…재산 절반이 '부동산'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9.30 15:54
  • 최종수정 2019.09.3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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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019 한국 부자보고서' 발간
"부자 기준, 총 자산 67억원은 있어야"
70%가 수도권 거주, 금융자산은 감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한국에서 부자라면 얼마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어야 하냐는 질문에 평균 67억원이라는 답이 나왔다. 국내에서 10억원 이상 금융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에게 설문한 결과다. 이들은 10명 중 7명 꼴로 서울에 거주했고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2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과 다른 실물자산을 뺀 순수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지난해 말 기준 3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4.4%(1만3000명) 늘었다.

코스피가 전년 대비 17.3% 급락하는 등 국내 주식 시장 폭락으로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의 수가 최근 5년 간 가장 적은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도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KB금융 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2016년 말 2026에서 2017년 말 2467로 21.8% 급상승하자 2017년 부자 수가 15% 가까이 급증했다"면서 "지난해 말 코스피가 전년 대비 17.3% 급락한 2041을 기록하자 총 금융자산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말 기준 부자들의 총 금융자산은 2017조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부자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었다. 서울(14만5000명), 경기(7만1000명), 인천(1만명) 등 70%에 달하는 사람들이 수도권에 거주했다. 그 뒤를 부산, 대구, 경남 순으로 이었다. 서울 안에서는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 3구에 46.6%가 살았다.

부자들의 총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부동산 53.7%, 금융자산 39.9%를 차지했다. 부동산자산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자산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7년 자산구성비 44.2%에서 2019년 39.9%로 4% 이상 떨어졌다. 그 외 골프회원권, 미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이들의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거주주택으로 19.7%에 달했다. 그 뒤를 빌딩·상가(17.9%), 유동성 금융자산(14%), 펀드‧주식(9.3%), 예적금(9.2%) 등이 이었다. 특히 MMF‧MMT를 포함한 유동성 금융자산 비중은 1년 새 4.3%포인트 급증했다. 경제 불안과 부동산 규제 확대가 겹치면서 대기성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투자성향을 보면 일반인에 비해 두 배 이상 공격지향적인 투자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자산이 많을수록 더 공격적이었다. 이들 10명 중 4명은 최근 투자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투자하면서 40.3%가 손실을 봤고 그중 55.9%가 주식, 24.8%가 펀드였다. 평균 손실률은 주식이 28.1%, 펀드가 27.8%를 기록했다. 주식으로 60% 넘는 손실을 본 부자도 9%나 됐다.

그러나 이들은 장기투자로 일시적 손실을 만회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빌딩·상가, 거주 외 주택, 거주 주택 등의 부동산을 통해서다. 절반 이상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을 보였고 직접투자보다는 펀드, 리츠 등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했다. 투자 지역으로 보면 베트남(57.1%)이 월등히 높았고 싱가포르(32.1%), 중국(30.7%), 말레이시아(26.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올해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유지하겠다는 답이 많았다. 다만 거주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늘리겠다는 답변이 21.5%를 기록하면서 우위를 보였다. 2019년 가장 주목하는 투자처로 50억원 미만 부자들은 예적금을 꼽았고 50억원 이상 부자들은 빌딩‧상가를 택했다.

이들에게 현재 자산의 원천을 묻자 47%가 사업소득이라고 답했다. 2순위를 차지한 부동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평균 연간 소득은 2억2000만원이었고 이 중 노동소득이 63%, 재산소득이 32.5%를 차지했다. 주거비, 교육비, 여가비 등 순수 생활비로 쓰는 금액은 월 1040만원이었다.

은퇴 후 풍요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67.7세에 은퇴해 여행, 친목활동을 유지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노후를 그리고 있었다. 은퇴 후 가장 주요한 지출로는 여행비(23%), 자녀·손자녀 용돈(19.8%), 친목·동호회 활동비(15.8%) 등을 꼽았다.

부자들의 증여 의향 및 증여 건수.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자들의 증여 의향 및 증여 건수.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이 중 38.3%는 당장 세금을 내더라도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증여하지 않겠다`(19.8%)는 답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증여건수, 증여금액이 높아지는 등 증여가 확대되고 있었다.

또 조사 대상 중 80%가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자 중 57.4%는 자녀에게 가업을 승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30.6%는 매각이나 폐업을 고려했다. 이유로는 `자녀가 가업을 물려받을 의향이 없어서`가 48.5%, `향후 사업성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서`가 24.2%로 집계됐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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