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5년간 파생상품 수수료로 2조원 벌어
5대 은행, 5년간 파생상품 수수료로 2조원 벌어
  • 박효선 기자
  • 승인 2019.09.30 09:56
  • 최종수정 2019.09.30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KEB하나, 지난해부터 DLF 수수료 397억 챙겨… 수수료율 1% 안팎
제공=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5대 시중은행이 최근 5년간 파생상품을 팔아 2조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최근 대규모 손실로 문제가 된 DLF(파생결합펀드)를 지난해부터 판매해 397억원의 판매수수료를 챙겼다. 두 은행은 DLF 판매량을 늘리며 수수료율도 지속적으로 올려 올해 1% 안팎의 수수료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3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5대 시중은행은 파생결합상품 판매로 1조9799억원의 판매수수료를 걷었다. 이들 5대 은행은 2015년부터 올해 8월 초까지 460만건, 208조원 상당의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했다.

5대은행이 판매한 파생상품 규모는 2016년 23조5566억원에서 지난해 55조9131억원으로 2년 만에 137% 늘었다. 같은 기간 판매수수료 수익은 2078억원에서 5463억원으로 163% 급증했다. 판매수수료율도 0.88%에서 0.98%로 0.1% 포인트 증가했다. 지난달 초까지 벌어들인 수익만 4323억원이다.

5대 은행은 5년간 전체 파생결합상품의 83%인 172조원 어치의 ELT(주가연계신탁)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ELF(주가연계펀드)로 21조원(10.2%) 상당을 팔았다.

최근 대규모 손실로 문제가 된 DLF는 9조3105억원(4.5%), DLT(파생결합신탁)는 4조7618억원(2.3%)을 판매했다.

지난해 5대 은행에서만 55조9131억원 상당의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했다. ELT를 47조4411억원, ELF를 4조4836억원을 팔아 ELS 관련 상품이 전체의 93%에 달했다. DLF는 2조6115억원, DLT는 1조3770억원으로 4조원 가까운 DLS 관련 파생상품이 은행에서 팔렸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5년간 75조원(161만건)으로 파생상품을 가장 많이 팔아 749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그 다음으로 KEB하나은행이 52조원 상당을 판매해 4850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어 신한은행(35조원) 우리은행(32조원) NH농협은행(14조원)이 각각 3299억, 2924억, 1230억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논란의 DLF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 말까지 2조4457억원의 DLF를 팔아 227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우리은행도 1조6110억원을 팔아 170억원의 수익을 냈다.

두 은행이 지난해부터 판매한 DLF는 4조567억원으로 전체(4조7462억원)의 85%에 달했으며 판매수수료는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두 은행은 DLF 판매량을 늘리면서 판매수수료율도 꾸준히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DLF 판매수수료를 2016년 0.67%에서 지난해 0.87%, 올해 0.99%까지 올렸다. 우리은행도 2015년 0.2%이었던 수수료율을 지난해부터 1% 넘게 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채권금리 연계 DLF 상품은 대부분 1%가 넘는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지난 16일 첫 번째 만기가 도래한 상품은 판매 당시 1.4%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 상품은 만기가 6개월짜리로 연으로 환산하면 3% 가까운 수수료를 받은 셈이다.

자본시장법상 펀드 판매수수료는 납입금액의 2%를 넘지 못하는데 만기를 짧게 하면 규제를 피해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사모로 판매하면 이런 규제마저 적용받지 않는다.

고용진 의원은 "은행 고객은 대부분은 예·적금 위주의 안전한 투자를 찾는다"면서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의 초고위험 파생상품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은행에서 초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국감에서 은행의 파생결합상품 판매 과정에 불완전판매는 없었는지 살펴보고 피해를 본 투자자 구제와 제도개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