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전균 삼성증권 이사 "ETF 투자 시 유동성‧구성내역 체크… 국내 파생 시장 아직은 성장통"
[人터뷰] 전균 삼성증권 이사 "ETF 투자 시 유동성‧구성내역 체크… 국내 파생 시장 아직은 성장통"
  • 박효선 기자
  • 승인 2019.09.30 09:42
  • 최종수정 2019.10.11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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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전균 삼성증권 이사
전균 삼성증권 이사

“ETF에 투자하기 전 거래가 많이 되는 유동성 있는 상품을 선정하고, 해당 상품의 구성내역을 살펴봐야 한다.”

삼성증권의 파생상품 간판 애널리스트 전균 이사는 지난 20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열린 ‘ 2019년 글로벌 ETP(상장지수상품)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인포스탁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전균 이사는 선물·옵션 부문 명성을 자랑하는 애널리스트로 증권가 파생상품 전문가 중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최근 DLS·DLF 불완전판매 논란과 더불어 양매도 ETN(풋옵션·콜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파생결합증권) 손실 발생 등 파생결합상품 사태에 대해 그는 “시장이 커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성장통”이라고 평가했다. 아직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 교육과 설명이 미흡하고 투자자 역시 파생상품에 대한 주의 깊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부연이다.

저유동성 ETF 활성화를 위한 거래소의 유동성기여자(LC)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유동성 기여자 제도는 저유동성 ETF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제도로 거래소가 유동성 기여자(비LP & 해외 유동성공급업자)를 선정해 호가제출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유동성 공급자(LP)가 도입돼 있다. LP는 ETF 투자자 사이에서 물량 조절을 통해 괴리율을 조정하는 기관으로 주로 증권사가 맡는다.

다음은 전균 삼성증권 이사와 일문일답.

Q. 유동성기여자(LC) 제도 도입으로 ETF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가.

A. 유동성 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02년 유동성 공급자(LP) 제도가 도입돼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권사들이 LP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TF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주로 코스피200지수 추종형,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파생형 상품에만 거래가 거의 쏠려 있고 해외지수, 섹터ETF 등 대부분은 거래가 거의 없다. 유동성이 낮다보니 투자자가 거래하고 싶어도 사실상 거래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투자자가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거래가 안 되는 안 되는 종목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결국 레버리지, 인버스 등 기존 거래량이 많은 상품을 공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유동성기여자(LC) 제도가 도입되면 국내외 기관 투자자와 같은 큰 규모의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가 한국 ETF 시장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그간 빛을 발하지 못했던 4차 산업, 가치주 등의 특정 테마 ETF들의 틈을 유동성기여자(LC)가 메워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를 통해 ETF시장 유동성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ETF 열풍에 굉장히 많은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투자자가 눈여겨 볼 내역은 무엇인지, 또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A. ETF는 투자 자산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투자자들이 통상 알고 있는 지수 추종 ETF 외에도 해외주식, 통화, 채권, 부동산, 커머디티(원자재), 통화, 혼합자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거래된다. 이처럼 무엇을 기초자산으로 하느냐에 따라 ETF의 특성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ETF에 투자할 때 어떤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지, 얼마나 투자성과를 내고 있는 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거래량을 살펴봐야 한다. 가급적 거래가 많이 되는 상품을 선정할 수밖에 없다.

즉, 유동성이 좋은 ETF 상품의 구성내역들을 살펴보고 투자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같은 배당주 관련 ETF라 해도 구성내역에 따라 상품의 특성이 달라지는데 어떤 배당주 ETF는 20개 종목이 동일 비중 5%씩 나눠서 구성돼 있고, 어떤 배당주 ETF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추종하며 어떤 배당주 ETF는 중소형주를 추종하는 식이다. 구성내역에 따라 수익률도 확연히 달라진다.

일단 상품명으로 구성내역을 예상해보고, 그 안에 어떤 종목이 들어가 있는지 같이 보는 게 좋다. 상품의 구성내역은 거래소나 자산운용사 ETF 홈페이지에서 체크할 수 있다.

호가스프레드나 추적오차 등도 중요하지만 이는 시장의 유동성 공급자들이 조절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이 어떤 식으로 편입돼 있는지를 먼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Q. 연금 마련을 위한 ETF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는 게 좋은가.

A. 노후자금을 위한 연금이라는 게 지금 당장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10년, 15년, 20년 등 장기적으로 준비한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하는 게 안정적이냐는 것이다.

내 연금이라는 게 내 노후에 써야 할 금액인 만큼 중국 등 출렁이는 시장을 추종하는 ETF 상품에 넣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얻는 변동성이 큰 자산보다는 꾸준히 넣는다는 차원에서 안정성을 따져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ETF 운용보수다. ETF는 운용보수가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 운용사가 어디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 수수료를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다.

두 가지 특성을 감안하면 TDF(타겟데이터펀드)를 추천할 만하다. TDF는 노후 보장자산 운용과 관리에 특화돼 있다. 젊을 때는 주식을 많이 담고 나이가 들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을 담는 식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자동 조정되는 방식이다.

투자 주식 배당금과 채권 이자 등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인컴(정기소득)형 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

ETF는 퇴직연금 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에도 담을 수 있는데 TDF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Q.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또한 현 보합세 국면에서 양매도 ETN에 투자해도 괜찮은가.

A. EMP펀드는 ETF를 포트폴리오화한 것으로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ETF처럼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 주식‧국내 채권 중심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해외 주식‧해외 채권 중심으로 글로벌하게 구성되기도 하며 어떤 EMP펀드는 신흥국 중심의 주식‧채권을 담기도 한다. 따라서 EMP 역시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구성내역을 살펴보는 게 좋다. 삼성자산운용에서도 조만간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EMP를 판매할 예정이다.

양매도 ETN은 안정성 면에서 적극 추천하기 어렵다.

Q. 향후 파생상품시장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A. 감독당국에서 전문투자자 제도를 완화했는데 이를 통해 파생상품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과 같은 기관뿐 아니라 자산가 등 전문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오면 포트폴리오 위험관리를 위한 파생상품 투자가 다양화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이 국내 자산에서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이 해외와 연계하는 거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추세에 연기금, 보험사 등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역마진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

Q. 분석 보고서 쓸 때 고려하는 것은.

시장의 고민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를테면 왜 이 시점에 외국인이 선물을 매수하는지, 왜 한쪽 방향으로 매수하는지 등을 해석해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캐치해 작성한다.

그러다 보니 사실 파생상품 보고서는 (섹터 보고서처럼) 앞서가지 못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하는 역할은 하고 있지 않나 싶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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