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트럼프 '우크라이나 의혹'에 탄핵 공식화
美 민주당, 트럼프 '우크라이나 의혹'에 탄핵 공식화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9.25 13:40
  • 최종수정 2019.09.25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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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하원의장, 탄핵 요청안 공식 발표
트럼프 대통령 "고의적 마녀사냥에 불과"
탄핵 예상↑…금융시장 '대형 변수' 되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청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를 언급하면서 이는 헌법상 책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BC와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주요 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의 공식적인 탄핵심리를 추진을 밝힌다"며 "6개 위원회에 탄핵심리 하에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펠로시 “트럼프 대통령, 헌법 수호 위해 책임져야할 것”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취임선서와 국가안보, 선거의 투명성을 져버렸다“고 날을 세웠다.

펠로시 의장은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대통령은 국내외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헌법을 지키고 수호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위반을 저지른 대통령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탄핵 추진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국가정보국(DNI)이 정보기관감찰관실(ICIG)의 내부고발과 관련해 의회 공유를 차단한 것을 두고 "국가안보와 정보, 내부고발자 보호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마이클 앳킨스 감찰관의 의회 증언에 대해 "DNI 국장대행이 내부고발자의 고발을 숨기도록 지시했다는 감찰관의 증언이 있었다“며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6일 하원 정보위 출석을 앞둔 조지프 매과이어 DNI 국장대행을 향해 "내부고발 전체를 의회에 공유해야 할 것"이라며 "법을 어기느냐, 헌법상 책무를 이행하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라고 압박했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를 이끌어갈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 등에게 "공화국을 지켜달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 “희대의 마녀사냥…통화 원본 공개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탄핵절차 추진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유엔 총회는 성과가 많은 중요한 날인데 민주당이 고의로 망치고 있다“며 ”희대의 마녀사냥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은 나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지도 못했다”며 “전체 통화 녹취록을 내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탄핵절차는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부적절한 통화를 했다고 보도하면서 발단이 됐다. 당시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의 통화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협상이 오갔다는 정보 당국의 내부고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해당 통화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라는 후속 보도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분쟁과 관련한 군사원조를 빌미 삼아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관련한 수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016년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있는 에너지기업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트럼프 탄핵 추진 가시화…금융시장 ‘대형 변수’

미국의 정치 베팅 사이트인 '프레딕트 잇'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하원 탄핵 가능성은 62%까지 치솟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융시장에도 대형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추진됐을 당시 초기에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하원에서는 클린턴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지만 상원에서는 부결되면서 낙폭은 회복세를 보였다.

코웬의 크리스 크루이거 미국 정책 문제 담당 연구원은 “이번에도 기본 예상 경로는 하원이 트럼프의 탄핵을 가결하고 상원은 부결하는 것”이라면서 “클린턴 때와 동일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뉴스 주도형 시장에서 탄핵 관련 소식은 매도세를 부른다”며 “탄핵 추진이 현실화한 만큼 시장에도 혼란이 올 것”이라고 봤다.

다만 한국 증시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한국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닉슨, 클린턴 등 과거 사례가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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