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가족경영 서희건설… 계열사간 연대보증, CB 인수까지
[인포클릭] 가족경영 서희건설… 계열사간 연대보증, CB 인수까지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9.24 09:55
  • 최종수정 2019.09.24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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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지배구조 자녀 주요 계열사 임원진 중복 포진, 사외이사 체재도 갖추지 않아
서희건설, 계열사와 상호 담보제공에 CB 인수 등 재무지원 계열사간 부실 전이 우려
서울 서초동 서희건설 본사. 사진= 서희건설
서울 서초동 서희건설 본사. 사진= 서희건설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4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서희건설의 지배구조는 투명할까. 서희건설은 이봉관 회장을 중심으로 성장스토리를 써왔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회장 일가가 주요 계열사 임원직을 겸하고 있는 탓에 지배구조 투명성을 지적하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경영진을 관리 감독할 사외이사 선임도 투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 간 자금지원이 적지않은 탓에 부실 전이 가능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온다.

올 상반기 말 현재 이봉관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서희건설 지분 39.92%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유성티엔에스가 26.18%를 보유하며 단일 주주 가운데 가장 큰 지분율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3.94%를 지분을 들고 있고, 은희·도희·성희 등 삼녀 각각 0.6%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일가는 기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전환하며 지분율을 높여가고 있다.

삼녀 가운데 장녀 은희 씨와 차녀 성희 씨는 서희건설의 임원으로서 각각 통합구매본부 총괄직, 재무본부 총괄직을 맡고 있다. 건설회사의 핵심 부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조다. 막내 도희 씨는 현직 검사로 알려졌다.

이 회장 일가는 다른 계열사에서도 주요 자리에 올라 있다. 코스닥 유성티엔에스가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유성티엔에스 지분 8.6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은희 씨(4.35%)·성희 씨(3.53%)·도희 씨(6.01%)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까지 감안하면 이 회장의 지분율은 46.11%에 달한다. 특히 서희건설은 유성티엔에스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는데, 서희건설과 유성티엔에스는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은희 씨와 성희 씨는 유성티엔에스의 핵심 임원에도 올라 있다. 둘은 각각 구매본부 임원과 재무본부 임원을 맡고 있다. 은희 씨와 성희 씨 외 유성티엔에스와 서희건설 임원을 모두 겸하고 있는 사람은 김팔수 관리부문장뿐이다. 김 부문장은 30년 가까이 회사에 몸 담으며 이 회장의 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의 자녀와 측근이 주요 계열사의 핵심 자리에 포진하고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가족 중심의 경영의 이점보다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희건설과 유성티엔에스 모두 사외이사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다”며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을 견제할 기구가 마땅치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올 상반기 보고서를 보면 두 곳 모두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서희건설 경우 사외이사가 존재하지만 선정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다.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경영의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와 자금지원 등 부정적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 상반기 보고서를 보면 서희건설이 유성티엔에스로부터 제공받은 담보규모는 281억원이다. 서희건설이 다른 계열사를 위해 소유 자산을 담보로 설정한 금액은 1조4581억원이다. 종속기업인 한일자산관리앤투자에 수백억원대 연대보증을, 유성티엔에스에 담보 제공과 CB 인수 등 재무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건설에 차입금 연대보증을, 여러 특수관계자가 서희건설이 발행하는 CB를 인수하는 등 상호 재무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수익형 민자투자(BTO), 임대형 민간투자(BTL) 등 계열사가 여럿 포함돼 있다. 자칫 계열사 간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건설·철강업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설물 관리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서희건설의 BTO·BTL 사업 관련 계열사 경우 대부분 공사비 등 선투입자금 마련을 위한 조달로 재무상태가 열위하다”며 “서희건설은 해당 계열사들에 대해 재무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BTO·BTL 사업의 차입 원리금 상환 현황과 자금대여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 선임애널리스는 이어 “서희건설은 그룹 내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보증 등 재무적 재원을 상호 제공하고 있다”며 “계열사 재무위험을 일정 수준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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