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제2금융권 대출 급증…부실 위험↑
자영업자 제2금융권 대출 급증…부실 위험↑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9.16 14:27
  • 최종수정 2019.09.16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 ‘금융업권별 시스템리스크 분석’ 보고서
2015년부터 저축은행 등에서 자영업자 대출 상승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자영업자들의 비은행권 대출이 늘어나면서 차주의 부실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되는 시스템 리스크가 지난 2012년 저축은행사태 직후만큼 높아졌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외식업과 도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실 위험이 높았고 특히 저축은행의 대출 대비 기대손실액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업권별 소비자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스템 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6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부실 전이지표는 95로 지난 2012년 기록한 100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5년 3분기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받던 대출을 저축은행, 카드사 등 비은행기관에서 받기 시작하면서 시스템 리스크가 늘어났다는 한은의 분석이다. 지난 2016년 부동산 대책 등 정부가 각종 규제로 가계부채 증가를 누른 데 따른 풍선효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대출규모로 보면 은행이 절대적으로 높았지만 기대손실액은 은행과 저축은행이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저축은행 대출자들의 기대손실액이 대출 규모에 비해 많았고 그만큼 부실위험도 컸다.

부실 발생 지점에 따른 전염 경로도 차이를 보였다. 기대손실이 은행에서 발생할 경우 신용위험은 농·수협 단위조합과 보증기관으로 전이되지만 저축은행에서 발생할 경우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로 번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저축은행 발 시스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학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주의 부실이 금융기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것”이라며 “2015년 하반기 이후 자영업자들이 다양한 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저축은행 차주들의 부실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또 정호성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은행과 함께 기대손실액 네트워크상에서 중심을 이루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의 건전성에 주의해야 한다"며 "자영업자의 시스템 리스크 상승세를 고려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2012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한은 가계부채 패널자료를 바탕으로 대출총액에서 부실정도를 곱해 차주의 부실 확률을 산출했다. 기대손실액은 90일 이상 연체자를 대상으로 대출금액, 금리, 나이, 소득,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기반으로 2012년 4분기 평균치를 100으로 놓고 계산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