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경제 위기 가능성…크루그먼 "韓 경제, 경기부양 필요"
중국發 경제 위기 가능성…크루그먼 "韓 경제, 경기부양 필요"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9.09 14:37
  • 최종수정 2019.09.09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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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투자‧소비 불균형으로 티핑포인트 가능성↑
韓 경제, 확장 재정 정책 여력 있어…즉각 부양 필요
사진=인포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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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가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경제 침체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서서히 진행되다가 한순간 폭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경제에 대해서 디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즉각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분쟁 확대로 중국에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면서 한국은 세계 경기침체에 대비해 경기부양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신용 확대로 경제성장을 이끌었기 때문에 투자와 소비 등의 측면에서 불균형이 있다”면서 “정부의 선제적 개입으로 경기 불안을 막아왔지만 무역 분쟁 심화가 티핑포인트로 작용해 중국이 위기를 겪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얻은 교훈은 위험요인은 언제 어디서든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유럽의 경기 불황은 이미 시작됐고 이는 세계 경제 둔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어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단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예산이 확장적 정책을 펼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2%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 하락의 직접적 요인은 국제 교역시장의 분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 분쟁 격화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흔들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합리적인 기업이라면 투자를 꺼리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묻는 질문에는 우호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아주 많이 높여도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같이 글로벌 경기 둔화가 대두되는 시기에는 공공지출과 재정 확대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한일간의 무역갈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으로서는 소재‧부품 등의 국산화 말고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일본이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스스로 보호하는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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