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 본격화... 누가 통으로 떠안을까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 본격화... 누가 통으로 떠안을까
  • 박효선 기자
  • 승인 2019.09.03 13:39
  • 최종수정 2019.09.03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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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체제 또는 지주전환 그룹사들, 통인수 어려워
미래에셋대우,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FI로 참여… 면세사업 시너지 기대
군인공제회 “애경과 컨소시엄 사실 무근”
KCGI, 컨소시엄 구성은 누구와?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 아시아나항공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3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예비 입찰이 마감된다.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당일 오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그나마 막판에 미래에셋대우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통한 재무투자자(FI) 참여를 검토하며 인수전에 새롭게 뛰어든다. 당초 GS 측과도 컨소시엄 구성 조율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GS그룹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신세계, 롯데, CJ 등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력후보로 부각됐던 SK도 소극적인 분위기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이 아시아나항공 통매각 원칙을 내세우는 가운데 지주사 체제를 갖춰야 하는 그룹사로써는 지배구조가 꼬이고 복잡해져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 뛰어들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내비친 곳은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애경그룹과 KCGI(강성부펀드) 등 세 곳뿐이다. 다만 일부 기업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상황을 관망하며 입찰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다가 마감 직전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래에셋대우, 금산분리 문제로 SI 아닌 FI 참여

아시아나항공 인수 유력 후보군 현황.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막판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른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인수의 주체가 될 수 없어 FI로 참여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 제한, 상대 업종에 대한 소유·지배 금지) 원칙상 금융사는 산업자본을 직접 인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략적투자자(SI)로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캐피탈 자회사였던 부동산114를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했다. 당시 부동산114를 현대산업개발에 넘기는 과정에서 양사는 우호적 협력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컨소시엄 또한 양사의 우호적 관계에 기반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서로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상대방이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5년부터 호텔신라와 HDC신라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면세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애경‧KCGI 참여 공식화… 강성부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컨소시엄 공개 불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애경그룹도 삼성증권 등과 손잡고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인공제회가 애경과 함께 FI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에 군인공제회가 등장한 것은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설립‧운용을 통한 애경과의 우호적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과 과거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과의 인연 때문이다.

군인공제회는 금호아시아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03년 금호타이어 지분 70%를 인수하고 2년 뒤 지분 32.14%를 박 전 회장에게 다시 돌려주며 ‘백기사’를 자처한 바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KCGI는 SI를 타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어떤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달 SI로 나설만한 기업을 찾아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지만 현대백화점 등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강성부 대표는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현재 컨소시엄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 규모‧기내식 공급업체 분쟁 등 매각 걸림돌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그룹 지배구조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이 아시아나항공 통매각 원칙을 고수하며 매각가로 2조원 가량이 거론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커지는 적자폭과 막대한 부채 규모는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1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2024억원에 달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부채규모는 9조6000억원에 육박해 향후 인수 기업은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기내식 공급업체와의 대금 관련 분쟁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업체 게이트고메코리아(GGK)는 최근 137억원 규모의 기내식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기내식 판매단가 산정방식 관련 국제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GGK는 중재가 결렬되면 국내 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GGK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했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도 아시아나를 상대로 2015년부터 3년간 적정하게 산정된 판매단가를 받지 못했다며 283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각종 분쟁과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매각가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자들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지분(31.05%) 매입 가격과 인수 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신주발행)할 자금 계획안 등을 제시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를 보유한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인 CS증권은 이날 예비입찰 진행 후 10일쯤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를 추려 실사 등을 거쳐 11월쯤 본입찰을 진행하고 연내 매각을 확정할 예정이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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