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556조 돌파… 소득증가 보다 속도 더 빨라
가계부채 1556조 돌파… 소득증가 보다 속도 더 빨라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8.22 15:55
  • 최종수정 2019.08.2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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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분기 가계신용 잔액 1556조1000억원 집계
전년比 증가율 10분기 연속 둔화, 증가규모더 4년만에↓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서유정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2019년 2분기 중 가계신용'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인포스탁데일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서유정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2019년 2분기 중 가계신용'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부채가 1556조원을 넘어섰다. 분양‧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집단대출과 전세대출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1분기(1~3월)보다 16조2000억원이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10분기 연속으로 둔화되면서 안정적인 수준이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율은 여전히 소득증가율보다 빠르다는 점과 아파트 상승률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또 한번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부채 ‘1550조’ 시대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556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수치로 포괄적 가계부채를 뜻한다.

2분기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보다 1.1% 증가한 146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증가 규모(0.4%)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서유정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면서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집단대출이 증가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대비 0.9% 증가한 89조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카드사 등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반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2조2000억원 줄어들었다. 기타대출이 2조7000억원 늘긴 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적었다.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 증가를 기록하면서 전분기(3조원), 전년 동기(6조6000억원)보다 대폭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서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증가세가 꺾였고 전반적으로 부채 자체가 늘어나 있다 보니 수요도 약간 둔화한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여전히 소득보다 빠른 가계부채 증가세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부채 축소는 경제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면서 “가계가 소득 증가 범위 안에서 부채를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4.9%로 2004년 4분기(4.7%) 이후 최저였다. 이 기록을 이번 2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이 4.3%를 기록하면서 또 경신했다. 이 같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가 달갑지 않은 이유는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에 대응하는 명목 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대비 1.2% 늘었고 순처분가능소득증가율은 3.6%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호조인 상황에 부채가 늘어 건전하게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 부진에 대출 증가세가 강제로 낮아지는 모양새다.

최근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에 서울 지역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9·13 대책’ 등 주택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놨고 실물경기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라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부를 지는 미지수다.

한은 관계자는 " 2분기 들어 서울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6월 주택가격전망도 10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상회했다"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어어지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 정책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가 상승 '주담대' 불안 요인

올해 1, 2분기 가계부채 상승세는 아파트 분양과 입주에 따른 영향이 컸다. 1분기(예금은행 기준)는 7조원, 2분기는 9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1분기(4조6000억원), 2분기(6조원)과 비교해 30~40%나 늘어난 규모다. 

주담대가 예년에 비해 규모가 늘어난데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관련이 높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를 보면 5월말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73만9000원이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상승률이 12.54%에 이른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96%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격이 6배나 더 높아졌다. 

부동산114가 지난 5월 집계한 올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은 18만8000여 가구에 달한다. 서울 3만, 인천과 경기에서 8만~9만가구다. 앞으로 분양 물량과 현재 분양가 상승은 대출 증가세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3, 4분기에도 주택담보대출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분양가 상한제 등 또다시 부동산 관리 정책을 꺼내들면서 부동산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다만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점과 앞으로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점에서 아파트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담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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