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 "세계 최초 실리콘렌즈, 소재 국산화에 앞장설 것"
[人터뷰]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 "세계 최초 실리콘렌즈, 소재 국산화에 앞장설 것"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8.20 09:29
  • 최종수정 2019.08.2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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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투자 그만하고 포기하라"소리 수백번 들어, 성공하겠다 6년간 이 악물고 버텼다
미네랄연구소 인수 주목, 실리콘렌즈 탑재된 LED탈모치료기 개발에도 나설 것
송성순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아이엘사이언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아이엘사이언스

[인포스탁데일리=대담 이형진 선임기자, 정리 전예지 기자] “실리콘으로 조명용 렌즈를 만드는 기술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 소재 국산화에 기여하며 ‘사업보국’ 하는 대한민국의 청년기업인이 되겠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는 6년간 매진해 얻은 ‘집념’의 승리로 세계 최초로 LED 조명용 실리콘렌즈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실리콘렌즈는 특허는 물론이고 신기술인증(NET)까지 획득하는 등 기존 쿼츠(석영)렌즈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무역 분쟁으로 소재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실리콘렌즈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코넥스 상장기업인 아이엘사이언스는 올해 7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아이엘사이언스는 발광다이오드(LED)조명, LED조명용실리콘렌즈,  사물인터넷(loT) 스마트 절전시스템 등 다양한 혁신제품을 보유한 광학솔루션 전문기업이다. 

광학렌즈는 일본기업이 강세를 나타내는 분야다. 특히 아이엘사이언스는 실리콘렌즈에서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만큼 향후 시장 확대성과 수출산업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인포스탁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LED조명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경쟁사를 우리 고객사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쿼츠렌즈 원재료는 일본, 독일, 미국계 회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어서 송 대표의 전략대로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리콘렌즈를 활용해 신소재, IT 등을 키워드로 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이미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해외시장에 수출돼 호평 받고 있고, 현재 한국‧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의 지원 하에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소재 경쟁력을 강화해 앞으로 TV, 디스플레이, 핸드폰, 의료용, 탈모치료기, 스마트팜 등으로 가지를 친다는 계획이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올해로 설립 11년차 기업이다. 지난해 186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82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와 정부간(B2G)거래 확대 등으로 수익성은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올해 34살인 송 대표는 이미 시장에서 유명 인사다. 대학때 자본금 500만원으로 태양광 조명사업(당시 쏠라사이언스)을 토대로 지금의 회사를 일궜다. 도소매로 사업을 시작해 제조업에 도전했고 LED용 렌즈 제조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현재의 아이엘사이언스를 탄생시켰다. 

송 대표는 자수성가 혹은 청년 창업가의 신화로도 유명하다. 고등학교 시절 집안이 기울면서 컨테이너박스에서 생활을 했고 신문배달과 아르바이트로 학업을 마쳤다. 그는 어린시절 환경에서 현재까지 자신의 10년을 담은 책 '왜 나는 사업부터 배웠는가'를 출간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일을 맡겼던 협력사가 부도나면서 사업이 크게 기울어졌고 집이 압류되는 위기에서도 납품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했다. 이때문에 협력사와 시장에서 송 대표에 대한 신뢰가 무척 크다.  

송 대표는 “생존하기 위해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전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청년창업을 꿈꾸는 이 땅의 많은 후배들에게 내가 걸어온 길이 작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송성근 대표이사와 일문일답.

Q.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결정적 이유 혹은 영감)이 있나.

A. 어려서부터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오면서 사업에 대한 비전을 품고 성장했다. 대기업도 벤처기업도 잠시 다녀봤지만 월급쟁이를 해서는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온통 사업생각 뿐이었다.

틈나는 대로 성공학 서적들과 CEO들의 책, 기업가들의 책들을 탐독했다. 특히 이병철회장, 정주영회장의 스토리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원하는 기업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곤 했다.

Q. 태양광 가로등은 당시에는 생소하면서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영업적인 면에서 쉽지 않았을텐데, 이 분야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있나.

A. 창업에 대한 의욕은 넘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할지 매일같이 텔레비전과 신문, 잡지 등 찾을 수 있는 매체들을 모조리 뒤졌다. 그렇게 정보들을 모아 공부하다 보니 매체에서 반복되는 주요 테마들이 보였다.

당시 언론에서는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해야 한다는 뉴스가 연일 등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향후 친환경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분명히 커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세계 최초로 발광다이오드용 실리콘렌즈를 개발했다. 개발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A. 지금도 가끔 세계최초로 LED조명용 실리콘렌즈 신기술 개발에 매진했던 지난 6년의 시간이 떠오른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부품소재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 주변에선 ‘제발 그만 투자하고 포기하라’는 소리를 수백 번은 들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포기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시간이 더 소요되어도 어떻게든 성공시키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계속 버텼다. 신기술 개발은 ‘집념’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보통 LED 조명은 수명이 길고 제품에 따라 발열량이 다양해서 렌즈를 꼭 씌워야한다. 그때까지 업계에서는 렌즈의 재료로 플라스틱, 유리, 아크릴이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플라스틱과 유리는 빛의 투과율이 80~90%정도에 머물렀고, 금형 제조방식이라 제작 시간도 길고 가격도 비쌌다.

한편 실리콘은 기존 재료들에 비해 고열에 강하며 장시간 사용해도 변색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 최초의 방식인 실리콘렌즈는 유리나 아크릴에 비해 무르고 유연하며 빛의 투과율도 99% 이상으로 광효율이 훨씬 높다.

여러 면에서 실리콘은 기존 재료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소재였다. 실리콘으로 조명용 렌즈를 만드는 기술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

Q.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한 기억이 가장 아프면서 '경험'이 됐다고 했다. 당시 힘들었던 점은 헤아릴 수 없을 듯한데. 어떤 심정으로 버티면서 혹독한 겨울을 이겨냈는지.

A. 고등학교 때 공영주차장 내 낡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았다. 전기만 겨우 들어올 뿐 취사도 난방도 불가능했다. 식사 때마다 컨테이너 뒤편에서 부탄가스에 냄비를 올려 식사를 해결했고 여름에는 더위, 겨울에는 추위와 싸워야 했다.

가장 힘든 것은 씻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재래식 공중화장실 세면대 수도에 호스를 연결해 찬물로 샤워를 할 때는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다. 이 때 고통에 대한 내성이 생겼는지 이후 창업해 수많은 위기들이 찾아왔지만 어떤 순간도 컨테이너에서 살 때만큼 힘들진 않았다.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Q. 신소재, IT 등을 키워드로 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 R&D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을 듯한데.

A. 실리콘렌즈 개발에 투자된 돈만 수십억원에 가까웠다.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에서 감당하기에는 엄청난 투자였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는 LED조명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경쟁사를 우리 고객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이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했기에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개발된 실리콘렌즈는 특허는 물론 신기술인증(NET)까지 획득했고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제도’에 선정되어 공공기관의 발주도 잇따르고 있다.

Q. 실리콘렌즈는 광학렌즈의 대체 분야로도 꼽힌다. 수입대체 효과가 있어 현재 더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

A. 최근 국가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소재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한 가지 사례를 말하자면, 디스플레이 상하부 패널 부착 공정에서 기존에는 쿼츠(석영)렌즈를 썼으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렌즈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쿼츠렌즈 원재료는 일본, 독일, 미국계 회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어서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또 실리콘렌즈는 LED조명은 물론, 자동차, 핸드폰, 반도체 검사장비, 의료용 장비, 자동차 헤드라이트, 탈모치료기, 스마트팜 등 적용분야가 무궁무진해 향후 전망이 아주 밝다고 본다.

실리콘렌즈 신기술은 큰 나무로 비유할 수 있다. 실리콘렌즈 나무는 건강하게 6년간 성장해 많은 가지가 있고, 그 가지들에 열매가 열리고 있다.

나뭇가지에는 전기차, TV, 디스플레이, 핸드폰, 의료용, 탈모치료기, 스마트팜 등의 가지들이 있고 국산화 대체 재료로 열매가 풍성해지고 있다.

Q. 해외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있다면.

A. 실리콘렌즈는 이미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해외시장에 수출해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의 200만불 지원 하에 이스라엘 기업과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완료되면 생산 공정 혁신을 통해 실리콘렌즈의 소재 경쟁력은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이며 해외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생산라인 또한 자체 자동화라인을 개발 완성했고 이번 공동연구개발로 UV 경화방식도 완성해 생산 공정 혁신을 이룰 계획이다.

Q. 관계사인 아이엘커누스도 주목된다. 사물인터넷으로 확장하기 위해 협업체계를 꾸린 영업방식도 독특하다. 현재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혹은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A. 2015년 중반 이후 사회전반에 사물인터넷(IoT) 적용이 본격화 됐다. 그 과정에서 센서 기반 사물인터넷 전문기업 아이엘커누스가 자연스럽게 주목받았고 여러 고객사로부터 시스템 개발 제안이 이어졌다.

일례로 숙박 O2O 기업 야놀자와 제휴해 사용자 단말기(스마트폰 등)와 연동 가능한 사물인터넷 기반 무인 숙박 통합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당사와 커누스가 함께 개발한 시너지 제품으로는 차량이 진입하면 전체 점등됐다가 차량이 떠나면 자동으로 점멸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 터널등’, 아파트 단지 내 미세먼지 정보를 각 세대에서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미세먼지 보안등’이 있다.

Q. 마찬가지로 미네랄과학연구소 인수도 주목받고 있다. 탈모치료기 시장 진출로 보이지만 더 큰 그림이 있을 듯한데.

A. 아이엘바이오(구 미네랄과학연구소)는 유해환경시대의 해결방안을 미네랄 성분에서 찾고자 출범한 기업이다. 패각분말 및 화장료 조성물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인체의 필수 요소인 천연 미네랄이 함유된 미용치〮료 물질 개발에 특화된 역량을 자랑한다.

현재 국내 탈모인구는 1000만 명, 관련 케어시장만도 연 4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아이엘사이언스는 실리콘렌즈가 탑재된 LED 탈모치료기 개발, 아이엘바이오는 천연 미네랄 성분의 두피 케어 앰플 제품 개발로 역할을 분담해 협력할 계획이다.

송성순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아이엘사이언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아이엘사이언스

Q. 송 대표께서는 자수성가 혹은 ‘극복’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만큼 벤처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창업 혹은 벤처 후배들에게도 롤모델로 꼽힌다. 그래서 송 대표의 과거도 조명 받고 있다.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 보다 ‘이렇게는 하지 말라’는 측면에서 조언이 필요해 보인다.

A. 절대 현실에 안주하면 안된다.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미래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하나의 아이템으로 롱런하고 성장하기가 너무 어렵다,

생존하기 위해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처음 태양광조명으로 사업을 시작해 LED조명, 실리콘렌즈, 탈모치료기 등으로 계속 진화하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창업을 꿈꾸는 이 땅의 많은 후배들에게 내가 걸어온 길이 작은 응원이 되기를 바라본다.

Q. 송 대표께서 지금의 회사로 성장하고 이끌어 온 것에 자기만의 철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송 대표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 있다면.

A. 존경하는 고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은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 마다 다시 일어서는 데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에너지가 참 많다는 소리를 듣는다. 지금껏 쉽지 않은 순간들을 지나왔지만 고비 고비마다 붙들어 맨 가장 큰 에너지는 ‘간절함’이었다고 생각한다.

간절함을 통해 수많은 위기에도 다시 일어나서 할 수 있다는 집념으로 지금도 도전하며 한걸음씩 걸어가고 있다.

Q. 코넥스에서 코스닥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많은 각오가 필요할 듯하다. 주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여러모로 더욱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소재 국산화에 기여하며 ‘사업보국’ 하는 대한민국의 청년기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주주의 믿음과 지지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잘 성장할 수 있었다. 주주친화정책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진화하는 아이엘사이언스에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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