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시장에 물 만난 공매도 세력… 공매도 투자자 국적 ‘영국’ 대다수
무너진 시장에 물 만난 공매도 세력… 공매도 투자자 국적 ‘영국’ 대다수
  • 박효선 기자
  • 승인 2019.08.09 09:12
  • 최종수정 2019.08.09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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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세력, TRS‧CFD 등 활용한 검은머리 외국인 추정
"자금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케이만제도 등 조세회피처에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 높아"
투자자별 공매도 거래 현황. (8월 7일 기준). 참고=한국거래소
공매도 흐름. 그림= 금융감독원
공매도 흐름. 그림= 금융감독원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신라젠 ‘펙사벡’ 사태 등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수직하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량이 크게 불어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매도는 먼저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되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 투자자 대다수는 외국인으로 이들은 최근 지수가 급락하면서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젠 등 바이오주 공매도 수익 ‘짭짤’

최근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으로 바이오주가 부각된다. 바이오주 중심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0%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테면 이달 들어 ‘펙사벡’ 임상 중단 사태로 급락한 신라젠의 공매도 평균가는 1만7365원, 8일 종가 1만4650원으로 공매도 투자자는 1주당 2715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1주당 수익률은 15.6%에 달한다.

최근 공매도량이 급증한 에이치엘비의 경우 공매도 평균가 2만6652원, 8일 종가 2만4050원으로 공매도 투자자는 1주당 2602원, 9.76%의 수익률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파미셀의 공매도 투자자는 공매도 평균가 8831원, 8일 종가 7330원으로 16.99%에 달하는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곳은 △상상인증권 △헬릭스미스 △셀트리온헬스 △원익IPS △엑세스바이오 등이다. 코스피 종목 공매도 거래대금이 6배 이상, 코스닥 종목 공매도 거래대금이 5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당일 주가가 5~10% 이상 하락하면 공매도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

◇공매도 주요 창구 모건스탠리‧CS‧메릴린치 등… 코스닥서 외인 비중 85%

공매도 세력 대다수는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7일 기준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금액은 3719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금액(5748억원)의 64.7%를 차지했다. 기관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1977억원으로 전체의 34.4%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외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코스닥에서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1447억원) 중 외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1229억으로 84.9%를 차지했다. 기관은 13.3%, 개인은 1.8%로 집계됐다.

코스피시장에서 외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57.9%, 기관은 41.5%를 차지했다. 개인의 비중은 0.6%에 불과했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영국 투자자들의 공매도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달 들어 코스피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현황에서 전체 공시 523건 중 영국 투자자가 공시한 규모만 444건으로 85%를 차지했다. 이어 대한민국(37개), 스위스(24개), 오스트레일리아(18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에서는 전체 공시 980여건 중 영국계 투자자 공시건수가 865건으로 88.3%를 차지했다. 스위스(62건), 대한민국(40건), 싱가포르(6), 프랑스(3), 홍콩(3) 등이 뒤를 이었다.

공매도 대량보유자들은 주로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CS), JP모건, 씨티그룹글로벌마켓, 바클레이즈 캐피탈,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의 창구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컨대 신라젠 공매도 보유자의 경우 법인명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국적 영국, 대리인명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으로 지난 1일, 2일, 5일 공시했다. 에이치엘비 공매도 보유자는 법인명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국적 영국, 메릴린치 서울지점으로 1, 2, 5일 공시했다.

국적이 대한민국으로 공시된 곳은 한진, LG유플러스, GS건설 등으로 나타났다. 한진 공매도 보유자는 삼성증권을 이용했으며 LG유플러스 공매도 보유자는 NH투자증권, GS건설 공매도 보유자는 메리츠종금증권, 도이치모터스 공매도 보유자는 라임자산운용으로 공시됐다.

◇공매도 주체는 알 수 없어… “검은머리 외국인 가능성↑

이처럼 증권사들이 공매도 대량 보유 잔고 사항에 공시되는 것은 실질적인 공매도 주체들이 공매도를 할 때 TRS(총수익교환약정), CFD(차액결제거래) 등과 같은 스왑(swap) 거래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주식 스왑 거래는 증권사가 투자자를 대신해 주식을 매수하고 추후 그 차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보유자 공시에 잡히는 법인은 실질적인 공매도 주체자가 아닌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하는 증권사”라며 “공매도 주체자들은 대부분 공매도를 할 때 증권사를 통한 TRS, CFD 같은 스왑거래를 이용하다 보니 공시에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하는 외국계 증권사가 잡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는 브로커리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창구일 뿐, 실제로는 한국 사람이 공매도를 하더라도 마치 외국인이 해외에서 증권사를 거쳐 매매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부연이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는 헤지펀드 등 전문투자자들의 주문을 처리하고 공매도 등에 쓰일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어 그는 “공매도 주체는 외국인이 아니라 대부분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주로 TRS, CFD 등을 통해 공매도를 하기 때문에 실제 주문자를 알아내기 어렵다”면서 “공매도 투자자 국적은 대부분 ‘영국’으로 잡히는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만제도 등 조세회피처에서 자금이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있고, 이들은 국내 기업 내부 정보(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공매도 주문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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