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中 환율조작국 지정… 미‧중 환율전쟁 서막 울렸다
미 재무부 中 환율조작국 지정… 미‧중 환율전쟁 서막 울렸다
  • 이강욱 전문기자
  • 승인 2019.08.06 10:19
  • 최종수정 2019.08.06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 사진= 미 재무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 사진= 미 재무부

[인포스탁데일리=이강욱 전문기자]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전선은 이제 환율전쟁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로 판단했다”면서 “이번 결의에 따라 므누신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중국의 최근 행동과 불공정한 경쟁 우위에도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미국과 무역을 하는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거시경제와 외환정책에 대한 보고서(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는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장기적이며 대규모로 개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에서도 상당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당국의 이같은 행위가 국제무역에서 불공정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 당국이 환율에 대한 충분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중국 인민은행의 성명서를 보면 장국 통화를 조작한 경험이 풍부하며 지속적으로 운용할 준비가 됐다는 것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균형적 수준에서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는 경험, 자신감,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 환율 파동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경험과 정책 도구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이같은 행동은 경쟁적으로 평가절하 하겠다는 것으로 주요20개국(G20)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며 “환율보고서에서 강조하듯 미 재무부는 중국이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G20 약속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1998년 이후 공식적으로 환율조작국을 지정하지 않았다. 다만 지속적으로 환율에 개입하는 국가에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을 보는 1달러=7위안 벽이 무너진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앞서 트위터에서 “중국이 자국통화 가치를 역사상 저점 수준으로 낮췄다”면서 “명백한 환율조작이며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를 약화시킬 중대한 위반”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이 맞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 상황도 이번 환율조작국 지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이번 조치는 앞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미중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당장 시장은 큰 충격파를 받았다. 미국 뉴욕증시는 올해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0%,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2.96%, 나스닥은 3.47% 급락했다. 영국 FTSE100은 전날 보다 2.47%, 독일 DAX는 1.80%, 프랑스 파리 CAC40은 2.19%나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2.49%하락해 장중 한때 1900선을 내주기도 했고 코스닥은 전날보다 3.42% 하락 출발한 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강욱 전문기자 gaguzi@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