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에 피투자 상장사들 불똥… “좀비기업 오명에 자금난 등 피해”
‘라임 사태’에 피투자 상장사들 불똥… “좀비기업 오명에 자금난 등 피해”
  • 박효선 기자
  • 승인 2019.07.30 18:44
  • 최종수정 2019.07.30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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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리스트’ 기업들 한 주간 3300억 규모 시총 증발”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헤지펀드 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이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 수사 및 금융당국 조사를 받는 가운데 라임운용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피투자 상장사들이 주가 폭락, 자금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운용의 피투자 기업인 네패스신소재, 동양네트웍스, 블러썸엠엔씨, 리드, 에스코, 젬백스 등 11개 상장사와 비상장사 제주스타렌탈그룹은 30일 여의도 IFC에서 '피해기업 합동 간담회'를 열고 좀비기업이라는 오명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민근 네패스신소재 이사는 “한 언론사에서 라임운용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을 좀비기업이라고 표현해 여론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른바 '라임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 주가가 폭락해 한 주간 시총이 3300억원 가량 증발했고,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면서 그야말로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라임운용은 △상장사 전환사채(CB) 편법 파킹거래 △부실 CB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한계기업 투자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 '라임 리스트'로 불리는 피투자기업 명단이 돌았다.

김정훈 에스모 대표는 "SK텔레콤과의 계약이라는 호재를 앞두고 ‘라임리스트’ 명단이 돌면서 그간 회사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해온 우리 기업이 라임자산운용을 통해 CB를 발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좀비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구명준 리드 대표는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이었는데 라임리스트 명단이 돌고 나서 주거래처에서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계약 취소 등의 압박이 가해져 이 같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도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윤종식 에이스테크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은행에서도 대출도 받지 못하던 때 라임운용으로부터 CB‧BW 등을 받아 위기를 넘기고 지난해부터 턴어라운드되는 등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에 따라 추가 자금조달을 진행하려 했으나 최근 라임 사태로 홀딩된 상태“라고 토로했다.

비상장사 제주스타렌탈그룹의 문원식 총괄부장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380억원 규모의 펀딩투자 유치를 상호 합의하고 제주지역 자동차대여사업과 플랫폼 기반의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이번 라임 사태로 펀딩투자가 지연되면서 매일 약 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스타모빌리티에스는 매일 약 3억3000만원의 운영손실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라임 사태로 내달 발행예정이던 장래 매출채권 담보사채(ABL)발행이 취소된 사례도 소개됐다. 판매사가 신규펀드 판매 중단을 요청하면서 ABL 발행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이에 이상철 라임운용 대체투자전략본부 부장은 "이번 사태로 피투자기업과 투자자들, 라임운용 펀드 수익자 1만여명 등에 간접적인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현 사태가 조속히 해소돼야 이해관계자들의 영업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임운용의 피투자기업 12개사는 ‘좀비기업’, ‘한계기업’ 등의 낙인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자 필요시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대응을 통해 유사사례가 재발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반기보고서 공시 이후 IR 활동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 회사 성장성 및 기업가치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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