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완화 랠리' 급제동…ECB '금리 동결' 결정
미국·유럽 '완화 랠리' 급제동…ECB '금리 동결' 결정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7.26 12:17
  • 최종수정 2019.07.26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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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일 FOMC의 금리인하 여부 주목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 유럽중앙은행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 유럽중앙은행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당장의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유로존의 경기침체 위협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하 전망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시장의 기대를 꺾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간밤 미국 6월 내구재 수주, 상품수지 적자 등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4일 앞으로 다가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ECB는 2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가 각각 -0.4%와 0.25%로 유지했다.

그러나 물가와 경제지표가 모두 목표수준을 밑돈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현행 또는 더 낮은 수준(present or lower)'으로 바꿨다. 또 정책금리에 대한 선제적 지침을 강화하고 새로운 자산매입 방안을 연구하겠다는 내용은 새롭게 포함시켰다.

미국 경제매체 CNBC와 다우존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전망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하반기 경제 반등 가능성은 낮다”면서 “금리인하와 완화정책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 직후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드라기 총재가 이르면 9월부터 예금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재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시사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덜 완화적인 방침에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제프리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워드 매카시는 "드라기 총재가 많은 약속을 했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은 없다“면서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기대감에도 연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간밤 미국 경제 지표의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기정사실화됐던 오는 30~31일 FOMC의 금리인하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6월 내구재 수주가 2.0% 오르면서 월가 예상을 상회헀다.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전주 대비 1만건 줄어든 20만6000명을 기록해 고용사정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Fed가 다음 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21.4%를 기록하면서 전날 23% 대비 하락했다. 일주일 전에는 60%를 넘겼었다.

다우존스도 "드라기 총재가 황소(bull)들을 실망시키자 미국과 유로존 국채금리가 반등했다"면서 "양적완화 시점과 규모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ECB가 포워드 가이던스 내용 수정을 통해 완화적 메시지를 강화하고 정책수단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점은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ECB가 앞으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고 캐피털 이코노믹스 잭 앨런 분석가도 “가까운 시일 내에 양적완화가 재도입 될 것”으로 진단했다.

ECB가 조만간 공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경제전망 조정치 등을 반영해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주 FOMC의 결정이 주목된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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