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3년만 최대치…정부 곳간은 '텅'
가계 여윳돈 3년만 최대치…정부 곳간은 '텅'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7.10 15:19
  • 최종수정 2019.07.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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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는 증시부진‧부동산 규제로 쌓아두기
정부는 경기 둔화 방어 위해서 재정집행↑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가계 여윳돈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과 부동산 규제는 엄격해지고 금융투자 시장도 부진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부는 경제 부양 차 지출을 확대하면서 순자금 운용규모가 대폭 줄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부문 순자금운용(여유자금)은 1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자금순환은 국가 경제 전체의 재무제표 성격의 통계로 각 주체 간 금융거래와 금융 자산‧부채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순자금운용은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부동산, 예금, 주식 등으로 운용한 자금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뺀 금액을 말한다.

한은은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 분기에 비해 낮은 것은 비금융법인 기업과 일반정부 부문의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미중 무역 분쟁의 장기화로 기업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부연했다.

비금융법인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전분기 7조5000억원에서 15조8000억원으로 늘어 2017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외감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3%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상품을 팔아 남긴 돈이 줄었다는 뜻이다.

일반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국채 발행 등 세입 대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전분기보다 15조 원 줄어든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기록한 9조원보다 8조4000억원 급감한 수치다. 통계작성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반면 가계의 여유자금은 넉넉했다. 1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규모는 2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조 넘게 늘었다. 2016년 1분기 기록한 28조8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가계의 형편이 좋아졌다기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영향이 컸다. 가계의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금융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채권 8조8000억원과 주식‧펀드 2조8000억원을 처분하고 현금 보유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도 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가계 대출금은 4조7000억원으로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자금조달은 대부분 대출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대출금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 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1경7773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말 대비 614조4000억원 늘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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