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오만 해상에서 대형 유조선 피격 사건이 한 달 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유가가 장중 4% 이상 급등했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고 이란은 미국의 공작이라고 즉각 맞불을 놓으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시간 13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일본, 노르웨이의 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당했다. 르나프타, 메탄올 등 가연성 석유화학 제품이 실린 배에 포탄이 떨어져 불이 붙었다. 자칫 폭발로 번질 수 있는 대형 사고였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후 뉴욕상업거래소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2.2% 상승한 52.28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브렌트유도 배럴당 61.31달러로 2.2% 올랐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호르무즈 해협은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경로로 통행 리스크가 커져 수송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테러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라면서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의 전문성, 최근 발생했던 이란의 선박 공격과의 유사성 등이 근거”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사고 지역은 이란이 종종 미국의 압박에 맞서 봉쇄 위협에 나섰던 곳으로 일부 전문가들 역시 이번 공격이 이란에 의해 수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고지를 선점하려는 작전으로 보인다는 것이 골자다.
워싱턴 국제문제연구소의 존 앨터먼 박사는 "이란이 미국과 효과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 국제적인 이슈를 조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협상력 강화를 위한 작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극동정책연구소의 데니스 로스 외교정책관도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자체적인 방식으로 반격을 행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의혹 제기에 즉각 반박하면서 공격 주체로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고문은 폼페이오의 브리핑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정보기관(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주요 용의자”라면서 “이란의 국익과 안보를 위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공격의 주체나 배후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현대상선 소속 '현대두바이호‘는 피격당한 유조선 두 척 중 하나인 노르웨이 선적 '프론트 알타이어호'의 선원 23명 전원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